'사면초가' 이완구 총리 현장행보 돌파구…"국정 흔들림 없이 챙길것"

2015-04-19 14:38
4·19 기념식 참석, 해임건의안 관련 기자 질문엔 "묵묵부답"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이완구 국무총리가 거센 19일 사퇴 압박에도 4·19 혁명 5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대통령께서 안 계시지만 국정이 흔들림 없이 가야 한다"며 "국정을 챙기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거행된 4·19 혁명 55주년 기념식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사퇴 압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여야 정치권의 사퇴압박에도 총리직을 계속 수행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강조한 것이다.

이 총리는 대통령 순방 기간의 일정도 빼곡하게 잡아놨다. 20일에는 장애인의 날 행사에, 21일 과학의 날·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22일에는 사우디 석유부 장관도 접견한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이었던 16일에 경기도 안산의 세월호 사고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전격 방문한 것도 총리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55주년 4.19혁명 기념식 도중 비가 오자 이완구 국무총리가 비옷을 입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이 총리의 이 같은 자세는 각종 의혹으로부터 결백한 만큼 총리직을 사퇴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현재로서는 이 총리가 국정 2인자로서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4개국을 순방에서 귀국하는 오는 27일까지 내치(內治)를 대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야당이 제출을 검토하고 있는 '해임건의안'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아무런 대답 없이 행사장을 떠났다.

이날 기념식 참석은 박근혜 대통령의 남미 순방 출발 이후 이 총리가 처음으로 참석한 외부 일정이다.

이 총리는 앞서 기념사에서 "4·19 혁명의 정신을 받드는 또 하나의 길은 남북분단을 극복하고 평화통일의 길을 여는 것"이라며 "남과 북이 하나가 돼 한반도 전역에 자유와 평화의 물결이 넘치면 대한민국은 세계 속에 우뚝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어 "우리의 자유 민주주의를 한층 더 성숙시켜 국가의 품격을 드높이고 세계 속에 당당한 선진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며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안정시켜 국민적 어려움을 하루 빨리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날 기념식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이석현 국회부의장, 정의당 천호선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참석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기념식에 앞서 오전 7시45분께 당 지도부와 함께 헌화·분향했다.

이 총리는 기념식장에서 김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와 만났으나 형식적인 인사 외에는 별다른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완종 파문'이 불거진 이후 이 총리와 여당 지도부가 공개 석상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