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경남기업 배당금 63억…정치권 로비자금 보탰나?

2015-04-15 14:13
2005년 15억9166만원 등 총 62억6539만원 수령
경남기업 배당 시기에 정치권 인사에 금품 제공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사망 전날인 이달 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원외교 비리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김종호 기자]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로비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성 전 회장이 회사로부터 63억원에 가까운 배당금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나 사용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남기업의 배당 시기는 성 전 회장이 정치권 주요 인사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한 시기와 상당 부분 일치해 로비자금의 일부로 사용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5일 경남기업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경남기업은 대아건설이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총 4차례에 걸쳐 성 전 회장에게 배당금 62억6539만원을 지급했다.

성 전 회장은 결산연도 기준 2005년을 시작으로 2006, 2007, 2011년 배당금을 받았다.

기업들은 통상 결산연도 이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1개월 이내 배당금을 지급한다.

2005년 보통주 265만2774주(18.47%)를 보유하고 있던 성 전 회장은 1주당 600원씩, 총 15억9166만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배당금이 지급된 2006년은 성 전 회장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10만달러를 건넸다고 주장한 시기다.

1년 뒤인 2006년 보유 주식이 291만3136주(20.28%)로 늘어난 성 전 회장에게는 1주당 750원씩, 총 21억8485만원의 배당금이 지급됐다. 성 전 회장은 배당금 지급 시기인 2007년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7억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성 전 회장은 2007년에도 주식 286만4996주(18.13%)를 보유해 1주당 750원씩, 총 21억4875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이 기간 경남기업의 현금배당총액은 2005년 68억2200만원, 2006년 105억9200만원, 2007년 118억4900만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성 전 회장은 이후 2011년 보통주 340만1336주(21.53%)를 보유한 최대주주 자격으로 1주당 100원씩, 총 3억4013만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성 전 회장은 같은 해 홍준표 현 경남도지사에게 한나라당 당 대표 경선자금 1억원을, 배당금이 지급된 이듬해 대선 당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직을 맡고 있던 홍문종 의원,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각 2억~3억원을 건넸다고 기록했다.

정치권과 재계 안팎에서는 경남기업의 배당 시기와 성 전 회장의 금품 제공 시기가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성 전 회장이 회사 돈 외에 개인 배당금으로 정치권 로비자금의 일부를 충당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일명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은 금품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한편 최근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경남기업은 지난 1973년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주식시장에 상장된 지 42년만인 15일 상장폐지 된다.

지난해 말 기준 경남기업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919억원을 기록했으며 연간 영업손실은 2472억원, 당기순손실은 4084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