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규 한진중공업 대표 “초심으로 돌아가 ‘이기는 경영’ 실현”

2015-04-14 10:36

 

안진규 한진중공업 조선부문 대표[사진=한진중공업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이겨야 한다!”

한진중공업그룹이 던진 2015년 화두다. 올해 경영방침은 ‘위기극복과 미래를 향한 이기는 경영.’ 이 가운데에서 ‘이기는 경영’에 무게를 실었다. 이기지 못하면 위기에 빠질 것이며, 미래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진중공업 조선부문은 최근 1~2년 사이 부활에 완전 성공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빅3를 비롯해 전 세계 조선업계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한진중공업은 빠른 구조조정과 적기의 해외진출, 선박 선별수주 등이 빛을 발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 리포트에 따르면 2월말 현재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수주잔량은 35척 138만6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 세계 단일조선소 가운데 수주잔량 기준으로 14위를 기록했다. 한때 클락슨리포트에서 이름이 사라졌던 부산 영도조선소도 19척 52만3000CGT로 65위에 올라서는 등 순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클락슨리포트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것은 통상 물량을 구하지 못해 조선소가 문을 닫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따라서 영도조선소의 재등장은 의미가 크다

이기는 경영의 실제적 성과를 올리기 위한 한진중공업의 의지는 올해 사장단 인사에서 드러났다. 수빅 조선소장을 역임한 안진규 사장을 조선부문 대표이사에 앉힌 것이다.

안 대표는 1978년 한진중공업에 입사한 이래 40여년간 산업현장에서 활약해 온 전문경영인이다. 특히, 지난 2006년 한진중공업이 좁은 영도 조선소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추진한 수빅 조선소 건설을 시작했을 때 현지로 넘어가 성공적으로 완공했으며, 연이은 상선 수주를 통한 조기 조업 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현지 인력에 대한 교육 및 복지에도 심혈을 기울임으로써 필리핀 내에서도 대표적인 고용안정을 이뤄낸 기업으로 만들었다.

특히 조선소 건설이 한창이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로 조선업황이 나락으로 떨어지며 한진중공업이 무리한 해외투자를 했다는 우려가 컸지만, 특수선 및 고가 선박은 영도, 저렴한 인건비로 경쟁력 있는 선가를 제시할 수 있는 수빅이라는 ‘하이 앤 로’ 전략이 성공적이었음을 입증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안 대표는 한국으로 금의환향했다.

지난 6일에는 ‘컨테이너선 명가’ 부활을 알리는 실적을 올렸다. 프랑스 최대 해운사인 CMA CGM으로부터 세계 최대급인 2만600TEU급 컨테이너선 3척을 수주한 것이다. 2만TEU급 컨테이너선은 일본의 이마바리조선과 한국의 삼성중공업에 이어 한진중공업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수주했다. 수빅조선소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것으로 이제는 규모 면에서 빅3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기는 경영’은 이러한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다. 한진중공업은 이기는 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목적기반 △기본충실 △효율중시 △결과중시 △미래지향 등 5개 실행전략을 마련했다. 여기에 안 대표는 수주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을 추가했다.

안 대표는 조선부문 임직원들에게 보낸 취임사를 통해 “자기성찰과 반성을 통해 초심으로 돌아가 자긍심을 고취, 회사 위기 극복의 첨병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조선 사관학교로 불리었던 한진중공업의 옛 영광을 현재에 맞게 재창조하면 불황극복과 함께 영도조선소 정상화 및 수빅조선소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