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전', '식체'?…"편의점 약 설명서, 무슨 말이야?"
2015-04-14 07:31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밀전하다', '식체' 등 편의점에서 산 약의 설명서에 나오는 단어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밀전하다와 식체는 각각 '뚜껑을 꼭 잠근다', '소화 장애'라는 의미이다.
이인향 영남대 약학대학 교수팀은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소화제, 파스, 해열진통제 등 총 13종의 안전상비의약품 설명서가 국민의 평균 독해력인 초등학교 6학년 수준보다 어려운 난이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약사의 설명을 대신해야 하는 편의점 약 '안전상비의약품'의 설명서가 모든 국민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분석결과 의약품 설명서에는 1·2등급 단어는 10%에 그치고 3·4등급 단어는 오히려 10%나 사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가장 어려운 4등급 단어가 9.4%를 차지했다.
비교 대상인 초등학교 6학년 국어 교과서의 4등급 어휘는 전체의 0.9%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이인향 교수는 "의약품 설명서에는 어려운 전문 용어가 필연적으로 등장해 읽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도 너무 난해한 편"이라며 "약사나 의사의 처방없이 살 수 있는 약품 설명서는 남녀노소, 교육 수준과 상관없이 모든 국민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제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밀전, 식체 등의 어려운 한자어를 빼고 글씨 크기를 키우는 등 읽기 취약계층을 더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