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해외 조직 '물갈이'… 20여명 임원도 퇴임

2015-04-13 08:25
-조직 강화 및 내부 긴장감 높이기 위함이라는 분석

아주경제 윤태구·박재홍 기자 =LG전자가 해외 법인 인력을 대거 교체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해 실적악화가 지속되는 해외 법인 및 영업 부문 임원들이 대상이다.

12일 LG전자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보름 사이에만 퇴임한 임원이 18명이다. 이 중 김원대 전무를 비롯해 백명원(이하 상무), 송기주, 남상완, 박세우, 송교영, 정연호 등 7명은 해외 법인 및 해외 영업그룹 소속 임원으로 퇴임 임원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최근 북미와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을 제외하고,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대한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LG전자가 좀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국시장을 비롯해 일본 등 아시아 시장, 일부 유럽 시장 등에 대해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자리가 바뀐 이들은 일본법인장(이규홍 부사장ㅡ>경갑수 상무로 교체)과 아시아지역대표(김원대 전무ㅡ>이호 부사장으로 교체), 중남미지역대표(박세우 상무ㅡ>변창범 전무로 교체)와 독일법인장(송기주 상무ㅡ>이영웅 상무로 교체), 태국법인장(정연호 상무ㅡ>김성재 상무로 교체) 등 다수다. 또 중국 서남 담당과 서북 담당 임원은 각각 박승민 상무와 송교영 상무가 맡고 있었지만 최근 차례로 자리를 옮기거나 퇴임을 결정했다.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새롭게 해외법인장(생산법인 포함)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해외 영업으로 투입된 이들도 김성학 상무(신임 나이지리아법인장)을 비롯해 전 아르헨티나법인장을 역임한 윤태봉 상무(신임 캐나다법인장), 이종화 상무(신임 파나마법인장), 이영익 상무(신임 호주법인장) 등 30여명에 달한다.

LG전자는 지난 2014년 중국시장에서 3조5183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해 전년 3조6775억원 대비 약 1600억원 가량 하락했다.

중남미시장도 지난해 5조778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5조8659억원 대비 실적이 악화됐고,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시장에서도 5조8652억원의 매출실적으로 전년대비 소폭 하락했다. 러시아 등 기타 신흥시장에서도 3조2523억원으로 전년대비 실적이 더 악화됐다.

유럽시장의 경우 지난해 매출 6조5307억원으로 전년 6조3436억원에 비해 올랐지만, 지난 2010년 기록했던 9조7169억원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는 실적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G전자 해외법인들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지 못한 지역에 대한 추가적인 조직 개편이 실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해외 법인 임원의 '물갈이'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LG전자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조금씩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G시리즈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출시를 앞둔 차기 G시리즈인 'G4'의 경우 이례적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6가 출시된지 한달도 채 되지 않는 이달 말로 출시일을 정하고, 사상 최대 규모의 글로벌 소비자 체험단을 운영하는 등 이전에 비해 공격적으로 마케팅 공세에 나서는 모습이다. 실제 일부 해외법인장들은 MC영업그룹산하로 적을 옮기기도 했다.

이번 해외 임원 교체 역시 이같은 기조의 일환으로 실적이 부진한 지역에 대한 내부 긴장감을 높이고, 해외 조직 강화를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LG전자는 한편으로 해외지역에서 성과를 낸 일부 임원의 경우, 대거 승진인사를 실시해 성과를 내는 지역에 대해서는 성장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해 LG전자가 실시한 48명의 임원 승진인사 중에서 20%가량인 10여명이 해외법인장에서 나왔다. 이중 나영배 유럽지역대표와 이혜웅 멕시코법인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유럽지역과 중남미 지역에 대한 LG전자의 '힘 실어주기' 의지가 반영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