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흥서 기자 =인천시(시장 유정복)는 민원사항이 2~4개 부서에 걸쳐있을 경우 부서 상호간 업무를 떠넘기는 일명 ‘핑퐁민원’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과 부서간 마찰을 해소하기 위해 4월부터 「핑퐁민원 부서 지정기준」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시는 이 기준을 우선 비영리복지법인 설립허가,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등 보건복지국 업무에 시범 운영하고, 문제점 등을 보완해 올 하반기부터 모든 부서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최근 5년간 비영리법인 신청 접수 현황을 보면 모두 903건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비영리법인 설립허가를 신청할 경우 목적사업이 2개 이상 부서에 공동 해당되는데, 부서 상호간 업무를 떠넘김으로써 시민들의 겪는 불편이 크고 민원처리가 지연되기도 한다.

업무 핑퐁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일단 주무부서로 지정되면 업무가 늘어난다는 부담 때문에 타 부서와 연관돼 있으면 어떻게든 업무를 다른 부서로 떠넘기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업무 떠넘기기로 인해 해당 민원인은 여러 부서를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등 불편을 겪는가 하면, 심지어는 담당 공무원이 민원서류를 민원실에 접수하지 않고 서류검토라는 미명하에 수개월 동안 끼고 있는 경우도 있다.

실제 중구에 거주하는 류모 씨는 비영리 사단법인 설립을 위해서 4개 부서를 왔다 갔다 하다가 50일 이상 지나서야 설립 허가를 득한 바 있고, 계양구에 거주하는 장모 씨는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을 위해 153일 동안 시청, 교육청 등 이곳 저곳을 방문 상담하다 결국 시청에서 단체 등록을 하기도 했다.

한편, 민원인은 민원인대로 화가 나지만, 이러한 민원을 처리하는 공무원들 상호 간에도 업무를 핑퐁하면서 서로 언성을 높이는 등 새로운 갈등을 일으키도 한다.

이와 관련해 시 사회복지봉사과에서는 주변 공직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이번에 주무부서 지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4월부터 우선 보건복지국 소관 부서 상호 간에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이번에 마련된 핑퐁민원 부서지정 세부 기준의 핵심은 민원의 ‘주 업무’가 어느 부서에 해당하는지를 가리는 것이다.

먼저, 민원인의 정확한 의견을 듣는 등 주 업무를 확인하고, 두 번째는 부서별 사업수를 따져보며, 세 번째는 부서별 예산 규모를 비교해 정하도록 했다. 이렇게 3단계의 과정을 거치게 되면 웬만한 민원업무는 주무부서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핑퐁민원’에 대한 확실한 기준이 마련되면 민원인은 여러 부서를 다니는 불편함을 덜 수 있고, 공무원들도 ‘실무종합협의회’ 또는 ‘민원조정위원회’까지 개최하면서 갈등하거나 행정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이 기준을 올 상반기까지 시범 운영하면서 문제점 및 보완사항을 파악해 개선 대책을 마련하는 등 준비 과정을 거쳐 올 하반기부터는 시 전체 모든 부서에서 적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시는 보건복지부 소관 비영리법인 설립과 관련한 민원인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사회복지봉사과에 ‘비영리법인 설립지원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핑퐁민원 다툼 방지 기준이 정착되면 민원인들에게 행정의 신뢰와 시정 만족도를 높이고, 직원 상호 간에도 이해와 업무 협조가 더욱 공고히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