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협상 시한 전야] 오바마 "두려워서 협상하지도, 협상을 두려워하지도 말자"
2015-03-31 16:00
AP·AFP 등 외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린 '에드워드 M 케네디 연구소' 개소식에 참석해 2009년 별세한 에드워드 M 케네디 전 상원의원과 그의 형인 케네디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핵 협상 타결 의지를 밝혔다.
개소식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스위스 로잔에서 협상 중인 존 케리 국무장관은 테드(에드워드의 애칭)와 그의 형인 케네디 전 대통령이 강력한 신념을 지녔던 원칙을 지지하고 있다"며 '두려움 때문에 협상해서는 안 되지만, 협상하기를 두려워하지도 말자'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1961년 취임식 연설 가운데 한 부분을 인용했다.
47년간 미국 상원의원으로 활동한 케네디 전 상원의원은 '상원의 사자'(Lion of the Senate)라는 별칭답게 1964년 민권법, 1965년 투표법, 1990년 장애인법 등 굵직굵직한 법안이 통과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인연은 막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케네디 전 상원의원은 지난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과 경합을 벌이던 신출내기 초선 상원의원인 오바마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경선판도의 물줄기를 바꿔놓았다는 평가다.
개소식엔 오바마 대통령 내외와 조 바이든 부통령을 비롯해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과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 등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과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모두 1800명이 참석했다. 케리 장관은 스위스 로잔에서 막판 진행되는 이란 핵협상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한 민주·공화 양당의 정계 거물들 앞에서 '초당파적 협력의 정치'도 역설했다. '초당파 정치'를 들고나온 것은 바로 이란 핵협상 타결에 대한 공화당의 격렬한 반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9일 톰 코튼(아칸소) 상원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상원의원 47명은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과 핵 합의를 체결하더라도 정권이 바뀌면 이 합의가 폐기될 수 있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지도자 등에게 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