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홍성환 기자 =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이 지난해 퇴직금을 포함해 70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으며 금융권에서 가장 많았다. 다만 일부 금융사 CEO(최고경영자)의 경우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보수가 큰 폭으로 늘어 눈총을 받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지난해 한국씨티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퇴직금 46억원으로 포함해 71억6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앞서 지난 2013년에는 보수가 28억8700만원에 달했다.

당초 하영구 회장은 지난 2001년 한미은행장 시절부터 15년간 행장직을 맡으며 오랜 기간 재직한 데다 지난해 보수가 은행권에서 가장 높아 퇴직금만 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17억37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급여가 7억9100만원, 상여금이 9억4600만원이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받은 보수가 12억3300만원이었다. 전년(13억98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줄었다.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은 지난해 12억1000만원을 받았다. 지난 2013년(13억1000만원)보다 1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이외에 임영진 부행장이 5억1800만원, 이동환 부행장이 5억3100만원을 수령했다.

지난해 11월 사퇴한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은 지난해 9억3200만원을 받았다. 김 전 행장의 2013년 연봉은 10억3100만원이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지난해 5억4000만원을 수령했다.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은 퇴직금을 포함해 지난해 10억9500만원을 받았다. 지난 2013년에는 보수 총액이 5억1000만원이었다. 지난해 KB사태로 물러난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7억6600만원,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5억6600만원이었다.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인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지난해 연봉은 5억원 미만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등기임원의 평균 보수는 1억540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은행 가운데서는 지난해 퇴임한 리차드 힐 전 SC은행장이 27억1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외에 보험업계에서는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과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이 각각 15억3500만원, 14억2900만원을 받았다.

한편, 일부 금융지주 회장 및 은행장들의 경우 저금리 기조로 금융권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수령한 연봉이 크게 뛰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리차드 힐 전 은행장의 경우 2013년에는 11억5600만원을 수령했는데 지난해에는 그 2배가 넘는 돈을 받았다. 특히 상여금이 21억원이 넘는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같은 기간 13억3800만원에서 17억3700만원으로 보수가 4억원가량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