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대타협 D-1...합의문 초안 작성도 삐걱
2015-03-30 17:00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노동시장 구조개혁 대타협 시한이 닥친 가운데, 노·사·정 대화가 막판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노·사간 이견으로 합의문 초안 작성에서도 진통을 겪으면서 대타협에 대한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30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에 따르면 이날 노사정위 특위 전체회의를 열고, 합의문 초안을 작성하는 골자로 논의를 진행했다.
앞서 노사정위는 합의문 초안이 완성되면 세부 의견조율을 거쳐 대타협 데드라인인 31일 최종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통상임금ㆍ정년연장ㆍ근로시간 단축ㆍ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 핵심쟁점에 대한 노·사간 의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합의문 초안에도 난항을 겪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26일 열린 노사정위 특위 전체회의에서도 합의문 초안 작성에 실패하면서 30일 다시 합의문 작성을 위한 특위 전체회의를 소집한 바 있다.
노사정위에 따르면 핵심쟁점 가운데 통상임금의 경우 범위를 두고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노동계는 모든 근로자를 통상임금 대상자에 포함해 정기상여금 등을 지급, 근무일수 충족에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영계는 1개월 이내에 지급되는 임금만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이 경우 정기상여금은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도 노동계는 추가연장근로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추가연장 근로시간을 허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정년 연장과 관련된 부분에서도 노·사간 팽팽한 줄다리기는 계속되고 있다. 노동계는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임금 삭감을 반대하고 있으며 경영계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법제화 하는 한편 임금 삭감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도 노동계는 기간제 근로자 중 상시·지속적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경영계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사회안전망확충에 대해서도 양측의 의견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동계는 수급요건을 완화해 비정규직에게도 사회보험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경영계는 사회보험을 적용하는 수준이 현실화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노사정위는 지난 19일부터 특위 위원 4명과 전문위원 4명 등 8명으로 구성된 연석회의를 구성해 집중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이 "위원장직 사퇴"까지 언급하며 대타협을 위한 배수진을 친 상태다.
정부 차원에서도 남은 합의 시한 동안 노·사간 간극을 좁히는데 힘을 쏟는 한편, 민주노총과의 물밑 접촉을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남은 기한이 빠듯한 시점에서 낮은 합의 수준인 '무늬만 대타협'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자칫 합의가 불발될 경우 노사정 대타협이 앞서 나온 정부안이 그대로 채택될 것이라는 우려도 배제 못한다는 시각이다.
한 민간 노동전문가는 "현재 노사정위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민주노총의 경우 4월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노·사간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면서 "대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기존 정부안대로 노동개혁을 추진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