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올해 첫 제주4·3평화상에 4·3 대하소설 ‘화산도’의 작가 김석범(89. 사진)씨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제주4·3평화상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는 제1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로 재일 조선인 작가 김석범씨와 특별상에 인도네시아 나들라툴 울라마(NU) 전국이사회 의장인 무하마드 이맘 아지즈(54)씨를 선정, 수상 승낙을 받고 최종 선정됐다고 30일 밝혔다.

김석범씨는 4·3이 침묵을 강요당하던 시기인 1957년 최초의 4·3소설 ‘까마귀의 죽음’을 발표한 이후 1976년부터 20여년 간 연재한 대하소설 ‘화산도’를 발표하며 4·3의 진실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4·3 논의를 부각시켰다. 평생을 흔들림 없는 신념으로 4·3진실 규명에 혼을 불어넣고, 국제적인 평화연대를 주장하는 등 인권의 존엄과 정신을 문학과 행동으로 구현하여 일본 재일동포 사회의 정신적인 지주로 추앙받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아울러 그의 방문은 지난 제주에서 열린 4·3사건 50주년 국제학술대회 당시 첫 방문을 한 이후 4·3평화상 수상자로 네 번째 고향 방문이다. 이날 오후 도착 즉시 4·3평화공원 위령제단 참배를 시작으로 평화상 시상식, 4·3전야제, 4·3희생자추념식, 고향인 삼양의 조상묘 참배, 주요 4·3행사 참석 등의 일정을 마치고 7일 일본으로 돌아간다.
 
이와 함께 특별상 첫 수상자인 인도네시아의 평화·인권운동가 무하마드 이맘 아지즈 의장(사진)은 20세기 최대 집단학살 사건으로 알려진 인도네시아의 ‘1966년 학살’ 사건의 진상규명과 화해 운동에 앞장선 인물이다. 그는 정치적 탄압으로 50만명이 학살된 것으로 추산되는 인도네시아 ‘1966년 학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이 사건과 무관하면서도 가해집단인 NU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가해자 측을 설득해 피해자 측과의 화해를 이끌어 냈다. 그의 노력이 인도네시아를 평화·인권 국가로 발전하는 기틀을 다졌다.

그는 “4·3평화상 특별상 수상은 개인의 영예보다 인도네시아 ‘66년 학살사건’의 화해와 치유에 함께 해온 동지들과 인도네시아의 평화인권 증진을 위해 주는 상이라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국이 첫 방문인 그는 31일 내도, 평화상 시상식, 4·3전야제, 4·3희생자추념식 참가와 성산 일출봉, 터진목 등 제주의 주요 관광지와 4·3유적지 등을 둘러보고 3일 귀국한다.

한편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이문교)은 다음달 1일 오후 5시 제주KAL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1회 제주4･3평화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만 달러,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만 달러가 수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