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물급 감독과 IT 기업의 합작...영화계 '트렌드'로 부상
2015-03-26 10:19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거물급 영화감독들과 IT기업의 만남이 중화권 영화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중국을 대표하는 3대 IT 기업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이 새로운 경영 주류로 부상하면서 중국 영화시장의 판도가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홍콩의 왕징(王晶·왕정) 감독이 24일 바이두(百度) 산하 동영상 서비스 회사인 아이치이(愛奇藝)와의 합작을 체결하고, 6편의 대작 영화를 공동 제작키로 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이번 합작의 배경과 관련해 왕징 감독은 인터넷 영화시장의 성장잠재성과 동종업계에서의 아이치이 영향력을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유명 감독과 IT 기업과의 합작이 본격화 된 것은 BAT을 주축으로 한 IT기업이 영화시장에 적극적으로 발을 들이기 시작한 지난해부터다.
앞서 중국 영화계 거장 장이머우(張藝謀·장예모) 감독과 난징대학살을 다룬 영화 '난징(南京)! 난징!'으로 유명한 루촨(陸川) 감독은 지난해 러스잉예(樂視影業)와 작품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장이머우 감독은 이같은 매력적인 유혹을 뿌리치고 러스잉예와 손을 잡았다. 이는 장이머우 감독이 온라인 동영상과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러스잉예의 전방위적 영향력을 더욱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감독과 배우 영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그룹은 알리바바 산하 ‘알리바바 픽처스'(阿裏影業)로 지금까지 중화권 영화계의 유명감독 왕자웨이(王家衛·왕가위)와 천커신(陳可辛·진가신), 코믹영화의 대가 저우싱츠(周星馳·주성치) 배우 겸 감독을 비롯해 리롄제(李連傑·이연걸), 자오웨이(趙薇·조미) 등을 영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를 고려할 때 여러 분야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는 BAT이 영화 시장마저 포섭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중국 영화사인 보나잉예(博納影業) 위둥(于東) 회장은 지난해 '상하이영화제'에 참석해 "미래 영화사들이 BAT을 위해 일을 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영화산업은 더 이상 영화사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BAT을 주축으로 한 IT 기업들에 의해 전통적 영화사업이 도전을 받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