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인수전 호남기업간 ‘출혈경쟁’ 우려
2015-03-25 00:00
호반건설 김상열회장 "인수전 끝까지 종주"
경제시장 논리를 무시할 수 없지만, 지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경쟁보다는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지난 20일 제22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선출된 뒤 기자회견을 갖고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발을 빼지 않고 끝까지 종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항간에 나돌던 ‘금호산업 인수전 중도 포기설’을 일축하고 강한 인수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다만 "변동 여지가 너무 많아 (금호산업에 대해) 언급하기 힘들다"며 "금호산업 실사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 의사결정이 나올 것이고 이를 조만간 설명하겠다"며 입장 변화에 대한 여지를 남겨뒀다.
이 지역 경제계에서는 광주상의 회장 선거에서 박흥석 전 회장이 지역 화합과 단결을 위해 불출마를 선언하며 김 회장의 합의 추대에 힘을 실어준 만큼 김 회장도 지역 상공인의 하나됨을 위해 통 큰 결단을 바라고 있다.
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지역의 또 하나의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위상을 높였다는데 만족하고 여기서 멈추는 게 맞다. 이미 금호산업 주식투자로 300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봤고, 전국적으로 기업브랜드를 알리게 된 마케팅 효과도 얻었다”면서 “이제는 그 동안 펼쳐온 경영기조대로 안정적이고 튼실한 경영에 매진하는 것이 지역민과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상열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가 호남기업들의 아귀다툼으로 보이는 것을 우려해 이 지역 상공인들의 여론과 지원을 받고자 상의 회장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해석된다”며 “그런 의미가 부회장 등 간부인선에서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히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는 힘겹게 견디어온 호남뿌리 기업을 공중분해 시킬수 있다는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이 지역의 전반적인 산업기반이 약한 상황속에서 경제인들이 협력하고 기업들이 상생해야 하는데 너무 자기회사의 이익을 챙기려는 것으로 밖에 안 비춰져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산업 매각 예비실사는 지난 9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5주 일정으로 진행되며, 호반건설외에 MBK파트너스, IBK투자증권-케이스톤 컨소시엄,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5곳이 입찰적격자에 올라있다.
금호그룹은 지난 9일까지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것을 채권단에 통보했고, 금호는 6월 9일까지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IBK-케이스톤 PEF는 지난달 23일 50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가격을 금호그룹측에 최종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