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수정 불가피...금리 추가인하 기대감 확산

2015-03-22 09:00

이주열 한은 총재[남궁진웅 기자 ]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연초부터 부진한 실물지표 탓이다. 1분기 경제 성장률도 0%대에 그쳐 6분기 연속 0%대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다음달 경제전망치를 내려잡고 기준금리 역시 한 차례 더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됐던 경기는 올초부터 각종 경제지표가 부진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7%, 광공업생산은 3.7% 각각 감소했다. 소비와 투자도 전달 대비 감소 폭이 3.1%와 7.1%에 달했다.

유가하락 여파로 1월과 2월 연달아 수출이 감소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2월부터 2월까지 3개월 연속 0%대에 머물고 있다. 고용상황은 악화됐다. 2월 청년실업률이 11.1%로 1999년 이후 15년여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은과 정부가 예상하는 올해 성장률 3%대 중~후반 달성은 물건너가고, 2%대로 내려 앉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해외투자은행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하향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무라증권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5%로 내렸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우리 경제 성장률이 2.3%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고, 데카방크는 3.3%에서 3.0%로 조정했다. 무디스 역시 3.4%에서 3.0%로, 도이치방크는 3.6%에서 3.4%로 줄줄이 낮춘 상태다. 

이에 따라 한은이 다음달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추가로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한다면 4월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생산, 소비, 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의 의미 있는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BNP파리바 역시 금통위 직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다음 달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낮출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가 한 차례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도 추가 인하 기대감을 키웠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0일 금융협의회에서 “(미국 정책금리) 인상 시점이 6월이나 9월이나 (언제가 될 지도) 중요하지만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건 인상 속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 Fed가) 한 두번 올릴 게 아니고, 앞으로 금리 인상 기조로 접어들면 연속적으로 올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책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늦춰진다는 건 한국 같은 신흥국으로선 시간을 벌었다는 의미도 된다. 한은이 통화정책을 펴는데 있어 운신의 폭이 커진 셈이다. 한은은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연 1.75%로 낮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