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에만 있는 트롤리버스 '텅텅'… 운행 때 평균 2.5명꼴 태워
2015-03-20 11:20

[사진=트롤리버스 전면]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 강남의 주요 명소를 돌아다니는 트롤리버스가 평균 2.5명 승객만을 태우고 사실상 텅텅 빈 채로 운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관광객들의 외면으로 운영사업자는 매년 4억원 안팎 적자가 발생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20일 강남구 등에 따르면 구는 2013년 6월 순수 우리기술의 트롤리버스를 국내 처음 만들어 그해 12월 이후 내·외국인 대상으로 본격 운행 중이다.
이 버스는 선보인지 벌써 1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구에서 파악한 운행 실적을 보면, 작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누적 승객은 9707명(내국인 4856명, 외국인 4851명)이 고작이다.
해당 트롤리버스는 하루에 총 9회 관광정보센터~코엑스, 강남역 등 코스를 들른다. 따라서 평균적으로 탑승객은 한 달에 693명, 하루에는 23명이 전부다. 다시 말해 1회 운행 때 2.5명이 타는 셈이다. 버스의 전체 좌석이 16석인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빈 차량이나 다름없다.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발등에 불이 떨어진 강남구는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당시 행정사무감사 때 문인옥 행정재경위원의 "서울시티투어 허니문여행사와 구두상으로 협의가 됐나"라는 질문에 박희수 관광진흥과장은 "그렇다"고 재차 답했다. 그러면서 박 과장은 1개 노선이 명동에서 시작해 코엑스까지 와 유턴해 출발점으로 돌아가고, 다른 노선은 강남역을 돌아서 다시 올라간다고 구체적인 일정도 언급했다.
하지만 서울시(관광사업과)는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앞서 강북지역과 노선 연결하는 내용을 협의했으나 '수용이 어렵다'며 즉각 퇴짜를 놨다고 설명했다.
이에 강남구 측은 우선적으로 서울시티투어를 운영 중인 사업자와 논의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향후 한성백제 유적지, 제2롯데월드 등 강남의 신규 관광명소를 강북 도심지역과 잇는 등 근본적 개선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남시티투어 운행 실적. 표=강남구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