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각이 달라졌다 …'사월의 눈', 새로운 창법·장르로 음악적 터닝포인트 시도
2015-03-17 16:41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허각이 달라졌다. 기존까지 추구하던 소위 '지르는 고음'이 없는, 절제된 감성의 깨끗한 발라드 신곡 '사월의 눈'을 들고 돌아왔다. 데뷔 5년차를 맞이한 그는 이번 앨범에서 시도한 성장과 변화를 통해 제 2의 도약을 선언했다.
17일 자정 세 번째 미니앨범 ‘사월의 눈’을 발매한 허각은 신곡 발매를 기념해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신곡이 예전 곡과 많이 다르다고 운을 뗐다. "이번 신곡은 허각이 부르는 노래는 이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범주에서 벗어난 곡"이라며 "내지르는 창법이나 목소리에 스크래치를 내듯 노래하던 기존 스타일을 버리고 절제 스타일을 새로이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익숙함과 변화의 중간 어디쯤에서 여운과 감동을 더한 타이틀곡 ‘사월의 눈’은 대중이 예상하는 기존 허각 스타일의 범주를 보기 좋게 비껴간다. 조금 더 힘을 뺐고 여유가 배어 나오는 듯하지만 그 중심은 더욱 단단해졌다. 끝없이 펼쳐진 하얀 설원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서정적 오케스트라 선율, 한 편의 시를 감상하는 듯한 고급스러운 가사가 인상적인 ‘사월의 눈’은 허각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감성코드를 살짝 변주시켜 또 다른 허각표 발라드 탄생을 예고한다.
허각은는 "이번 앨범이 새로운 시도를 떠나 내 스스로에게 새로운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음악으로 소통하는 자리라면 음악방송 외에 공연, 행사 등 불러만 주면 어디든 달려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각은 "17개월을 쉬고 나왔으니 지방이든 어디든 많은 공연을 통해 팬들을 만나고 싶다"며 "올 한해는 기대해도 좋다"고 장담했다.
이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가족'이 있다.
그의 불안했던 삶을 지탱해 준 것은 아내와 아들이다. 특히 발목부상과 재활과정에서 일에 바쁜 아내를 대신해 가사, 육아를 책임지며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아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이유'를 발견했다.
가족이야기에 형이 빠질 수 없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형과 동시에 앨범이 발매됐다. 이에 대해 허각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형 허공은 조성모의 '불멸의 사랑'을 리메이크해 17일 음원을 발표했다. 그는 "같은 날 음원을 발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놀랐다. 서로 의도하지 않았는데 같은 날 컴백하게 됐다. 형제니까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 그는"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본인보다 아들에 대한 계획에 더 절절함이 묻어났다.
"우리 아들이 만약 노래에 재능이 있다면 가수가 되도록 지원해 주고 싶어요. 제가 너무 힘들게 가수가 돼서 아들이 원한다면 가수가 되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 줄 거예요". 아들을 낳고 한 집안의 가장이 되면서 전보다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성숙한 사람이 되었음을 느끼게 하는 다짐이었다.
"10년 후쯤이면 이승철 선배님처럼 조금 더 큰 공연장에서 노래하는 가수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세 아이의 아빠가 되어 조금 큰 공연장에서 노래하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