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家 3세 투자 상장 계열사, 실적은 좋은데 '부실 위험'

2015-03-16 15:39

[한솔인티큐브]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오너일가 3세의 지분 투자로 주목받는 한솔인티큐브가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지만 실제 재무사정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 건설사들처럼 미수채권인 미청구공사 비중을 높게 설정해 잠재적 부실 위험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한솔인티큐브는 코스닥 상장사인 만큼 해당 채권을 일시에 손실로 인식할 경우 실적 쇼크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을 수 있어 우려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청구공사는 회계 장부에는 자산으로 잡았지만 실제 현금이 들어오지 않은 미수채권이다. 회계상 자산으로 산정했는데 발주업체에 청구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수주업체와 발주업체간에 공사완성도를 두고 이견이 생길 때 발생한다. 특히 매출채권과 달리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아 보다 위험한 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사 중 원가인상요인을 반영하지 않거나 적자가 나는 공사임에도 이익을 계상하는 등 미청구공사가 높은 기업은 분식회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기업 컨택센터 아웃소싱 업체인 한솔인티큐브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7.8% 증가한 약 3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약 –26억원을 기록해 기형적인 형태를 보인다.

매출액은 약 648억원으로 전년(약 646억원)과 비슷했는데, 미청구공사 비중이 급증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한솔인티큐브의 미청구공사는 약 98억원으로 그 전년 46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미청구공사가 높으면 그만큼 자가 공사비용이 늘어난다. 해당 업체는 통상 차입금으로 이를 충당하면서 재무 부담을 키우게 된다.

한솔인티큐브는 지난해 5월 운전자본 용도로 단기차입금 한도 총액을 기존 160억에서 190억원으로 확대했다가 올들어 1월 또다시 230억원까지 늘렸다.

한솔인티큐브의 올 초 현금성자산은 전년대비 97% 감소하고 유동부채는 17% 늘어난 상태다.

GS건설이나 우양에이치씨 부도 등의 사례가 미청구공사의 부작용을 보여준다.

GS건설은 2013년 어닝쇼크 발생 이전 영업이익이 발생하는데도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가 증가했었다. GS건설이 미수채권을 뒤늦게 손실 처리하면서 2013년 1분기 5354억원의 영업손실을 발표했고, 다음날 주가가 폭락해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

최근 부도를 맞아 정리매매에 들어간 우양에이치씨 역시 미청구공사대금이 과도하게 잡혀 운전자금을 늘리기 위한 대출이 증가하는 등 사전 징후가 있었다.

재무사정이 악화됐음에도 한솔인티큐브는 올해 현금배당(주당 30원)을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한솔인티큐브는 한솔그룹 창업주인 이인희 한솔 고문의 차남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의 아들 조현승씨가 9.98%의 지분을 갖고 있다. 또 부인인 이미성 씨가 5.72%를 보유 중이다.

조현승씨는 군 복무 기간 동안 오피스텔을 따로 얻어 출퇴근하는 등 이른바 ‘황제병역’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지난달 병역법위반 혐의로 검찰에 의해 불구속 기소됐다.

한편, 한솔인티큐브 관계자는 "건설사와 달리 IT 솔루션 사업의 경우 다수의 프로젝트가 단기간에 진행돼 현금흐름이 매우 유동적"이라며 "지난해 미청구공사가 일시적으로 늘어났으나 올해 들어서는 28억원 수준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