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물’ 천재적 각본가 이병헌과 김우빈·강하늘·이준호의 만남은 ‘슈퍼파월’
2015-03-13 14:56
12일 오후 2시 서울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는 ‘스물’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스물’은 동갑내기 친구 치호(김우빈), 동우(이준호), 경재(강하늘)가 이제 갓 성인이 된 스무살에 누구나 한번쯤 겪는, 고민에 대한 작품이다.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치호. 돈 잘 버는 아버지(김의성)를 둔 덕에 특기는 ‘아무 것도 안하기’이다. 고등학교 시절 가슴을 만진 소민(정소민)과는 헤어졌다 만났다를 반복한다. 그러던 어느날 길을 걸어가던 은혜(정주연)와 ‘자고 싶다’면서 차로 치어버린다. 치호는 스타를 꿈꾸는 영화 조연 은혜에게 줄 깽값 300만원 대신 매니저 역할을 맡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감독(박혁권)의 멋진 모습에 반해 점점 영화의 세계에 빠져든다.
생활력 강한 동우는 아버지가 감옥에 가 있다. 철부지 엄마(오현경)는 말도 없이 통장에서 돈을 꺼내 당황하게 만든다. 만화가라는 꿈을 포기할 수 없어 미대 입시 학원을 다니지만 학원비는 밀리기 일수. 같은 학원에 다니는 경재의 여동생 소희(이유비)는 자꾸 귀찮게 군다.
공부 잘하는 경재는 대기업 입사가 목표다. 중산층 집안에서 태어나 안전한 직장에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게 삶의 목표지만 대학에 입학하고 사정은 조금 달라졌다. 예쁜데 주식까지 잘하는 동아리 선배 진주(민효린)가 자꾸 접근해온다는 생각, 또는 착각 때문이다. 진주가 다가온 이유는 입학 오리엔테이션이 있던 날 ‘술로 인해 뇌까지 젖은, 패기 넘치는 신입생의 외침’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김우빈, 강하늘, 이준호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꼭 맞는 연기를 펼쳤다. 코믹과 진중함을 넘나들며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사랑이란 감정을 몰랐던 치호가 은혜를 바라보는 눈빛은 여성 관객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스물’을 보면 강하늘은 원래 코믹 전문배우였던 것 같다. 이준호 역시 ‘감시자들’에 이어 물오른 연기력을 뽐내며 명실상부 배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다만 민효린은 아쉬움을 남긴다. 고혹적인 선배 여대생을 위해 이병헌 감독의 안배가 작용된 대사톤이었는지 모르겠으나 ‘써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에서 보여준 매력을 볼 수 없어 아쉽다.
이병헌 감독의 ‘성공적’인 장편 데뷔작 ‘스물’은 15세 이상 관람가로 오는 2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