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SK·GS·LG·롯데·효성, 살 빼는 자동차 타고 '싱싱'

2015-03-12 15:37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불황이 심각한 국내 제조업에서 자동차 경량화 소재가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처럼 각광받고 있다.

범용 제품 시장을 중심으로 거세지는 중국의 추격에서 벗어나 높은 기술진입장벽을 쌓을 수 있어서다.

더욱이 국내 제조업은 거의 전 산업군이 중국과의 경쟁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자동차는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12일 “태양광, IT소재 등 대기업의 신사업들이 중국 기업의 과잉 진출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자동차가 경쟁이 덜해 관련 시장이 유망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 산업은 세계 시장의 회복세와 국산차 수출 증가 등의 긍정적 요인이 지속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엄격한 환경 규제를 적용하면서 자동차 연비 개선 등을 위한 자동차 경량화를 부추기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무게가 10% 감소하면 평균 5~7% 수준의 연비 절감이 가능하다.

최근 가장 활발한 움직임이 한화에서 나타난다. 한화가 분할·합병·인수 등을 통해 깎고 다듬어 촉을 세운 분야가 자동차경량화소재다. 전일 한화케미칼은 자회사인 한화첨단소재의 컴파운드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또다른 자회사인 에이치컴파운드에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차체 경량화 요구에 따라 급성장하고 있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컴파운드 시장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첨단소재는 차 경량화소재인 GMT(유리섬유 강화 열가소성 플라스틱)과 LWRT(저중량 강화 열가소성 플라스틱) 등에 주력해 세계 1위의 자동차 경량복합소재 생산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다.

한화케미칼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나노튜브 사업을 키워 트렌드에 가세하고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금호석유화학 또한 독자 기술과 생산 설비를 확보해 경쟁하고 있다.

한화가 인수하는 삼성토탈도 자동차 내외장재로 쓰이는 고부가 폴리프로필렌(PP) 복합수지를 생산해 한화에 힘을 보태 줄 전망이다.

SK, GS, LG, 롯데, 효성 등 다른 유수 기업들도 관련 사업을 믿을맨으로 키우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을 통해 고성능 차세대 폴리에틸렌(넥슬렌)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화학사인 사빅과 손잡는 등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대하는 중이다. 여기에 자동차 부품용 고부가 합성고무인 EPDM(에틸렌 프로필렌 디엔 모노머) 사업에도 발을 담그고 있다.

SK케미칼도 탄소섬유 복합 소재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일종인 PPS·PCT, 친환경 전장부품소재 에코젠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

GS칼텍스는 탄소섬유 복합소재, 폴리프로필렌 소재, 기존 차량용 플라스틱 대체재 등 폭넓은 제품을 개발하거나 출시했다. 탄소섬유 복합소재는 장섬유 강화 열가소성수지를 신차에 적용하는 등 완성차 업계와의 협업이 눈에 띈다.

LG화학은 미래 소재개발을 위한 투자를 올해 6000억에서 2018년 9000억으로 확대하며,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친환경 합성고무 등을 중점 개발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들 성장소재 분야 매출을 2018년까지 현재보다 2배 확대한다는 목표다.

LG하우시스는 장섬유 강화 복합소재를 기반으로 다양한 경량부품을 생산하면서 그룹사 중 관련 트렌드에 가장 주도적으로 대응해왔다. 환경오염 유발 물질을 제거해 친환경성을 높인 자동차용 소재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역시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을 개발하고 있다. 또 차부품 무게를 20% 줄일 수 있는 폴리프로필렌 나노복합재 등 신소재 개발에도 한창이다.

효성은 직접 탄소섬유를 생산하며 자동차 경량화 부품 소재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폭넓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용 신소재 폴리케톤의 상용화를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과 진행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