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세수 메꿀 '실탄 확보'에 국세청·관세청 '총력전'

2015-03-10 00:01
정부, 세금징수·세출조정 총력 '곳간' 빈틈 메우기…국세청·관세청 '잰걸음'
"다방면서 세출 구조조정 진행"…역외탈세 조사 강화 등 "한푼이라도 더…"

아주경제 이규하·김동욱 기자 =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의 조기 집행에 나선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지출 효율화 계획을 세우고 외부적으로는 국세청과 관세청을 통한 '쌍끌이 세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은데다 올해 경기도 낙관할 수 없어 정부는 법인세 등 올해 세수확보도 쉽지 않을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하경제 양성화나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최대한 재원을 확보할 것"이라며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 보조금 관리 강화 등 세출 조정으로 재원 마련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두는 세출관리 분야는 보조금이다.
 

"좀 도와줘요"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의 조기 집행에 나선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지출 효율화 계획을 세우고 외부적으로는 국세청과 관세청을 통한 '쌍끌이 세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이달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9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나란히 앉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임환수 국세청장의 모습.[남궁진웅 timeid@]


정부는 우선 2000여개 보조금 사업에 대한 심사를 강화해 부정 수급자에 대해 지원을 영원히 금지하기로 했다. 보조금 부정수급액의 5배 이내에서 과징금도 부과된다.

정부는 조만간 관련 기관들과 보조금 부정수급을 방지하기 위한 본격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방교부금에 대한 조정 역시 검토하고 있다. 정부 내 관련 TF도 꾸려지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려 있어 접근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또 복지 분야 등에서 총 600개의 유사·중복 사업 통폐합 계획이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긴 2017년까지 조기 완료된다.

현재 370개 사업에 대해 통폐합을 마쳤고, 내년 예산편성 시 남은 230개에 대해서도 통폐합을 완료한다는 입장이다. 복지전달체계도 이 과정에서 개편된다.

정부는 성과가 미흡한 사업을 선별해 예산을 삭감할 예정이다.

공공기관의 대규모 투자 결정 시 예비타당성 조사를 강화해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종합대책을 실질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후속작업에 들어갔다"면서 "재정 분야에서 다방면에 걸쳐 세출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 국세청, 성실납세·지하경제 양성화로 곳간 채우기

정부는 올해 국세청에 성실납세 유도와 지하경제 양성화의 두 축으로 세입 기반 확대를 지시한 상황이다.

세정당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제활성화 뒷받침을 주요 방향으로 설정해놓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지하경제 양성화를 전면에 내건 데 따른 기업활동 위축 비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세정당국이 확보한 과세정보를 기업과 고소득층에 미리 제시해 성실신고 납부를 유도하는 것도 이런 맥락의 연장선에서 파악된다. 일정 기준 이하의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를 상대로는 세무조사도 면해주고 있다.

세정당국은 성실납부 유도 정책이 세입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올해 세수 부족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자 지하경제 양성화에도 적극 나섰다.

과세 사각지대를 해소해 조세 공평성을 높이는 동시에 세입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역외탈세 적발 및 방지에 팔을 걷어붙였다. 국세청의 일선 세무서에는 이를 담당할 국제조사팀이 신설됐다.

국세청의 임시 조직이었던 '지하경제 양성화 총괄기획 태스크포스'(TF)를 올해부터 본청 조사국의 '지하경제 양성화 팀'으로 정규 조직화됐다.

◇관세청, 불법 무역·외환거래 근절 '국부유출 수사전담팀' 설치

관세청에도 불법 무역·외환거래 근절을 위해 국부유출 수사전담팀이 설치됐다. 수출입가격을 조작해 건강보험급여 등 공공재정을 부정하게 가로채는 행위를 막기 위해 기획조사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오는 16일부터 27일까지 2주 간 휴대품 면세범위 초과물품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여행자 휴대품 검사비율을 현행보다 30% 가량 높이고 해외 주요 쇼핑지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에 대해 전수검사를 강화한다.

또 면세점 고액구매자에 대해서도 입국 정밀검사를 실시, 법 위반 혐의가 드러나면 엄정 과제할 계획이다. 특히 동반가족 등 일행에게 고가물품 등을 대리 반입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히 단속할 예정이다.

반면 면세범위 초과물품과 관련한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를 성실 기재할 경우에는 세액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단 성실 신고를 이행하지 않은 여행자는 납부할 세액의 40% 또는 60%에 상당하는 가산세가 부과된다.

관세청 관계자는 “대리반입하다 적발되는 경우 물건압수뿐만 아니라 밀수입죄 등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여행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대기업들에 대한 비과세·감면 축소 여부도 중점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총리는 최근 여러 차례에 걸쳐 대기업의 비과세·감면 축소를 강조한 바 있다. 이에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농어민에 대한 비과세·감면 축소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