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되면 고급 회원제골프장 직격탄 맞을듯
2015-03-09 11:17
접대 골프 금지로 회원권 수요감소 볼보듯…접대 골프 인구 연간 100만명 추정…그린피 할인도 일반화…골프에 대한 부정적 시각 바뀌고 골프대중화에는 호재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수정돼야 한다, 법 적용대상에서 일부 계층은 빼야 한다 는 등의 말이 많지만, 입법의 근본 취지는 변하지 않을 듯하다. 이 법은 골프 산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 확실하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 조사에 따르면 회원제 골프장의 주말 이용객 수 가운데 10∼15%가 접대골프로 내장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법인 회원권 이용객은 50%가 접대골프로 추정된다. 2013년 기준으로 접대골프 인구는 최소 100만명이라는 계산도 나온다.
골프 회원권 시세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 골프접대용으로 구입한 고가 회원권과 법인 회원권의 수요가 줄어들어 회원권 가격이 급락할 수도 있다.
비회원 골퍼들을 유치하기 위한 그린피 할인이 일반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골프접대가 금지되면 주말에도 빈 자리가 늘어나면서 회원제-퍼블릭 골프장간 고객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린피가 비싼 비회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회원제 골프장의 그린피는 퍼블릭 골프장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퍼블릭 골프장의 그린피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퍼블릭 골프장의 경영수지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런가 하면 중장기적으로는 이 법이 골프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천범 소장은 “그동안 우리 국민들이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된 요인 중 하나가 비싼 골프장에서 공짜로 접대받으면서 부정한 거래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골프접대가 금지되고, 자기 돈 내고 골프를 하며, 회원권 가격이 적정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 골프에 대한 시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접대 수요가 차지했던 자리를 개인 수요가 메우면서 골프장산업이 정상화되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란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그 직후 골프회원권 시장은 잠잠한 편이다. 법이 워낙 포괄적인데다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대응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현균 에이스회원권 애널리스트는 “법이 시행된 후 접대골프가 줄어든다면 법인회원권을 중심으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면서 “그렇지만 거꾸로 법인들의 경우는 내장객 확인이 어려운 무기명 회원권으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아 무기명-기명 회원권간 차별화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