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사우디국부펀드 날개 달고 중동 3.0시대 선도”
2015-03-04 16:40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포스코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건설, 자동차를 포함한 전 산업 분야에 걸쳐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4일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참석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압둘라만 알 모파디 PIF총재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브라암 알아사프 사우디 재무부 장관이 배석했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단순한 기업간 협력관계를 넘어 상호 자국 내 경제발전 버팀목으로 새로운 사업 이정표를 개척하는 막중한 책임도 동시에 맡게 됐다.
사우디측은 최근 급변하고 있는 에너지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진 기술력을 가진 합작사를 확보해 사회간접자본 투자, 자동차 산업 등을 육성할 계획을 세웠고, 그 파트너로 한국경제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경험과 경쟁력을 갖고 있는 포스코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PIF는 신도시, 철도, 인프라 등 다양한 건설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의 자회사인 포스코건설에 10억 달러 이상의 지분을 투자하고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와 자동차 등의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사(JV) 설립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합작사는 포스코가 포스코건설과 함께 일부 지분에 참여함으로써 향후 그룹내 협력사업을 정보통신기술(ICT), 에너지 등으로 확대·발굴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향후 운영위원회(Steering Committee)를 만들어 주기적인 회의를 통해 다양한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세부 프로그램들을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과 포스코 입장에서는 이번 PIF와의 업무 제휴가 중동진출 3.0 시대를 열었다는데 의의가 크다. 1970~1980년대가 국내 값산 노동력을 무기로 외화를 벌어왔던 저위험 저수익 중동1.0 시대였다면 1990~2000년대는 한국건설사들이 설계, 시공, 구매 등을 총괄하는 EPC 에서 경쟁력을 쌓아 수주하는 고위험 고수익의 중동2.0 시장을 개척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동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은 경제침체에 따른 저가수주와 국제 유가하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으며,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한계를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건설이 PIF와 지분을 공유하고 JV를 설립하기로 합의함으로써 현지 SOC 발주사업에 대한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보장받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 냈다. 이는 창조경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융합과 협력을 중동건설사업에 구현해 이전과 다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명실공히 ‘중동시장 개발 3.0시대’를 개막시켰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포스코는 설명했다.
상반기 중 본계약이 체결되면 포스코는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건설과 자동차 부문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함으로써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게 된다. 권 회장이 취임 초부터 추진해온 재무구조 개선과 신성장동력 확보 노력이 글로벌 차원에서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협약에 앞서 권 회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기업중 하나인 사우디베이직인더스트리즈(SABIC)의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철강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PIF는 SABIC의 지분을 상당부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사우디는 2013년 수입액 기준(377억 달러)으로 한국의 제4위 교역국으로서 한국은 자동차, 철강 등 공산품을 수출하고 원유 등의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는 상호보완적 교역구조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