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3주년 서울미술관 국제미술관으로 도약..伊조각거장 노벨로 피노티 개인전

2015-03-02 17:50
‘본 조르노(Buon giorno)’' 피노티 대표작 대리석과 청동 작품 38점 전시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개관 3주면을 맞은 서울미술관이 국제적인 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그동안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등 국내 근현대회화 위주 전시에서 올해는 해외 조각으로 장르를 넓혀 눈길을 끌고 있다.

 이탈리아 조각의 거장 노벨로 피노티(76)의 대규모 회고전급 전시를 열고있다.  이탈리아어로 “안녕하세요”를 뜻하는 ‘본 조르노(Buon giorno)’란 제목으로 대리석과 청동으로된 피노티 대표 작품 38점을 선보인다.

 1966년, 1984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이탈리아 대표 작가로 참여한 피노티는 대리석을 그야말로 밀가루 주무르듯한 기법을 구사하는 세계 알인자중 한명이다. 파도바의 산타 구스티나 성당과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당 등의 제단과 동상 제작, 외관 장식에도 참여했다.

 피노티와 함께 2013년 이탈리아 파도바시(市)에서 2인전을 함께 한 조각가 김영원은 "피노티는 이탈리아 3대 조각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며 "정통적인 조각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작가"라고 소개했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작업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탄생, 죽음, 환생'의 시리즈로 만나볼수 있다.  "일곱 살 때 하늘에서 떨어진 포탄으로 일가족이 몰살당한 현장을 목격했다”는 피노티는 “그때 기억이 작품 활동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무제(1965)’나 ‘침묵 이후(1972)’ 같은 작품에는 팔, 다리, 가슴등 절단된 여성의 신체가 등장한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아버지를 잃은 피노티는 '무제'라는 작품에선 옆으로 긴 사각기둥 위와 그 틈으로 분절된 신체를 표현해 전쟁의 폐허로 고통받는 인간의 형상을 보여준다. 거꾸로 솟아 불편해 보이는 인간의 몸을 표현한 '체르노빌 이후'는 1986년 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참혹함을 반영했다.

 전쟁의 상흔속에 “우리 모두 자연의 일부”라고 깨달은 피노티는 자연에 순응하고 조화를 이루는' 작업방식을 택했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금 환기시키게 하기 위해 동·식물과 인체를 엮었다. 거북이를 연상시키는 인체, 아스파라거스와 연결된 건강한 남체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노벨로 피노티가 발길질 하는 복중 태아의 작은 발가락이 함께 들어있는 임신한 배 '소식'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현주기자]


 탄생의 경이를 담은 작품도 있다.  임신한 여성의 배를 조각한 작품 '소식'은 복중 태아의작은 발이 볼록 튀어나온 모습이 눈길을 끈다. 발길질한다는 말을 형상화 한 것으로 며느리가 임신 소식을 알리기 4개월 전부터 구상했다고 한다.

 서울미술관은 전시 기간 관람객과의 소통을 위해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는 28일 오후 3시 정연심 홍익대 교수의 ‘노벨로 피노티: 반(半)추상, 반(半)형상’ 강연이 열린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는 어린이들이 다양한 재료로 자신의 신체를 만들어보는 ‘아름다운 몸’이 운영된다. 4월에는 매주 일요일 오후 3시 미술관 3층 텍스투스 홀에서 ‘예술’을 주제로 한 이탈리아 영화를 상영한다. 전시는 5월 17일까지. (02)395-0100
 

[이탈리아 조각 거장 노벨로 피노티 개인전이 5월 17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