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버블세븐(2)] 강북3구(노원·도봉·강북구) 전셋값(84㎡), 2년전보다 1억원 올라...매매 전환 늘어

2015-03-02 15:09
일부 단지 전세가율 80% 넘어...학원수요 몰리는 노원구 2월 거래량 1천건 돌파

길음뉴타운 8단지 래미안 전경. [사진=노경조 기자]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전세자금이 너무 많이 풀린 것 같다. 매물은 없고 전세 수요자는 많아 기존 세입자들은 새로운 전세를 찾기 보다 집주인의 반전세 전환 또는 전셋값 상승 요구에 수긍하는 편이다. 이 참에 아예 집을 사는 분들도 많다."(서울 강북구 미아동 C공인 대표)

실수요자 중심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및 성북구 지역 아파트에서는 최근 치솟는 전세가격에 못이겨 매매로의 전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봄 이사철에 접어든 가운데 전세가율이 80%에 육박하는 단지들이 속속 생겨난 탓이다.

2일 방문한 강북권 현지 중개업자들은 "전세 물건 자체가 없다 보니 구매를 권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저금리 기조 속 이 같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북구 길음동 P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10~11월 전용면적 84㎡ 기준 평균 3억5000만~3억6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던 길음뉴타운7·8·9단지 래미안의 경우 최근 4억2000만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며 "2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억원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성북구는 지난달 서울에서 가장 높은 73.8%의 전세가율(매매값 대비 전셋값 비중)을 기록했다. 특히 9단지는 지난 1~2월 전용 84㎡가 전세로 4억2000만원에 거래되면서 매매가격(5억2000만원)의 80% 수준을 차지했다.

강북구도 전세 품귀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매매거래가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강북구에서는 총 249건의 매매가 이뤄졌다. 이는 전년 동기(216건) 대비 31건 증가한 수치다.

인근 B공인 대표는 "전세가율이 높아지면서 소형 아파트의 경우 매매로의 전환이 이미 활발한 상태"라며 "집주인이 반전세로 바꾸는 사례도 많은데 평균적으로 전용 84㎡ 기준 보증금 1억6000만원에 월 2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아동 동부센트레빌 전용 84㎡는 전세가격이 3억5000만원, 매매가격 4억3000만원으로 전세가율이 81%에 달했으며, SK북한산시티는 이보다 낮은 70%대를 나타냈다.

노원구는 2012년 말과 비교해 평균 전세가격이 20.52% 올랐다. 지난달에는 중계·하계동에 학군 수요가 몰리는 등의 효과로 0.62%가 상승했다. 매매거래도 올 1~2월 144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58건)보다 283건이 증가했다

중계동 무지개아파트(전용 59㎡)는 전세가율이 75%를 넘었다. 저층 매매가격이 2억6500만~2억7500만원인데 전세가격이 2억원에 이르는 것이다. 중계그린도 전세가격이 2억~2억2000만원으로 전세가율이 70%를 웃돌았다.

인근 E공인 대표는 "전세가격이 상승하면서 매매수요가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발생해 최근에는 매매물건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잔금을 치르려고 하면 그새 가격이 또 올라 오히려 집주인이 손해를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계동 C공인 관계자도 "전세는 나오는 즉시 팔리기 때문에 없다고 보면 된다"며 "청구아파트(1차·학여울)의 경우 전세는 전무하고 융자를 낀 벽산아파트나 수리가 필요한 미성아파트 등은 1~2개 전세로 나와있다"고 전했다.

도봉구도 1~2월 매매거래가 지난해 464건에서 올해 558건으로 94건 늘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세가격은 2년 전보다 20.58% 증가했고, 전세가율은 지난달 기준 69.15%에 이른다.

창동 현대1차(전용 84㎡) 전세의 경우 지난 11월 1억7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올해 1월 무려 8000만원이 상승했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요즘 어느 지역을 가도 전세 물건이 없을 것"이라며 "더 이상 완화될 정책도 없는 상황에서 내 집이 없는 수요자들은 집을 사는 쪽을 선택하는 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