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운송·통신 '맑음' 화학·정유 '흐림'

2015-02-24 16:52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코스피 상장사 실적이 1분기에도 유가에 좌우될 전망이다. 유가하락으로 항공·해운업종 실적이 크게 좋아지는 반면 정유·화학에서는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업종에서는 통신이 양호한 성적을 내놓을 것으로 점쳐지고, 정보기술(IT) 쪽은 회사별로 엇갈린 예상치가 나오고 있다.

24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이 전년 동기 대비 오를 것으로 꼽히고 있는 업종은 현재 항공 및 해운, 통신, 전자다.

종목별로는 흥아해운이 가장 큰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영업이익 예상치가 약 75억원으로 1년 만에 1100% 넘게 늘었다.

대한항공은 1분기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약 790% 증가한 188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이나 한진해운도 영업이익이 각각 840억원, 714억원에 이르며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항공주에 대해 "유가하락 영향이 1분기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라며 "유류할증료 하락으로 매출이 줄어들었지만, 그 이상으로 비용절감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간판주인 SK텔레콤과 KT도 1분기 영업이익이 1년 만에 각각 약 112%, 108%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IT에서는 회사별로 온도 차가 컸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대할 수 있다. 먼저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영업이익만 3849억원으로 1년 만에 약 308%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기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약 28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에 대해 "3월 말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 갤럭시S6를 통한 특수도 기대된다"며 "올해는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 샤오미에 공급하기 시작한 카메라모듈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18%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약 39%, 29% 감소할 것으로 점쳐졌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2014년 4분기 부진을 초래한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부에서 회복 기미가 뚜렷하지 않고, 환율도 우호적이지 않다"며 "오는 2분기 이후에나 실적개선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유·화학도 1분기까지는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전년 동기 대비 52% 줄어든 1089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화케미칼(-37%)이나 국도화학(-18%), OCI(-16%)도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정유·화학업종은 유가하락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정유만 보면 1분기에도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종목 가운데 가장 큰 영업이익 감소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NHN엔터테인먼트다. 이 회사는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0억8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은 NHN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신규사업 성과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며 "장기적이고 보수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최근 이 회사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단기매수'로 한 단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