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우유가 몸에 정말 해롭나?

2015-02-24 16:51

김선국 경제부 기자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 최근 들어 우유의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유가 비만·심혈관질환 등 성인병은 물론이고 아토피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우유의 생산량이 늘었고, 탈지분유 등 유제품이 개발돼 대중화하기 시작했다. 당시만해도 못먹고 못사는 시대였기 때문에 국민들이 필수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우유가 단연 최고의 식품으로 꼽혔다.  

시간이 흘러 먹고살만한 시대에 접어들면서 몇몇 국내외 업체나 단체에 의해 우유가 천시받거나 재평가 받고 있다. 이런 주장은 건강에 민감한 국민의 눈과 귀를 언뜻 사로잡는 것처럼 보인다. 

수천년 전부터 섭취해온 우유가 현대에 들어서 유해성 논란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유가 유해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나라는 스웨덴·미국 등 '영양 부족'이 아닌, '영양 과잉'이 문제가 되는 곳들이다. 이들 국가에서는 평소 충분한 칼로리와 영양소를 섭취하면서 비타민과 무기질도 영양제로 채운다. 그야말로 영양포화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우유는 비만 등 성인병을 야기하는 문제 식품으로 오해 받을 수도 있다. 예컨대, 스웨덴 웁살라대학 칼 마이클슨 교수팀은 지난해 10월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을 통해 하루에 우유를 3잔 이상 마시면 심장병 등으로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채식과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으로 단백질과 지방을 섭취할 필요가 있는 한국인에게는 우유가 필수 식품이 될 수 있다. 동물성 식품을 주로 섭취하는 스웨덴 사람에게는 우유 섭취가 영양과잉이어서 해로울 뿐이다.

우유의 대체제, 보완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과실음료 등의 업체나 단체에 의한 기획 연구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우유 유해성에 대한 연구 목적의 배경이 무엇인지 먼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몸에 좋은 우유보다는 햄버거, 콜라 등 인스턴트 식품이나 가공식품의 유해성을 연구하는 게 자국민에게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 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