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朴정부 2년, 불통 리더십·민생 파탄” 낙제점
2015-02-23 16:02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 야권은 23일 박근혜 정부의 2년을 ‘민주주의·서민경제·남북관계’ 등 3대 위기로 규정하며 파상공세를 폈다.
‘국민대통합’을 약속한 정치도, ‘중산층 70% 복원’을 공약한 경제도 낙제점이라고 평가 절하한 것이다. 또한 외치(外治)에선 평균 이상을 받았던 박근혜 정부의 외교력조차 남북 경색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며 날을 세웠다.
특히 극심한 경제 불황으로 흉흉했던 설 민심을 전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3년차에도 ‘인(人)의 장막’에 갇힌 채로 친위부대에 의존하는 국정기조를 이어간다면, 국정파탄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을미년 새해 박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마저 무너진 현 상황을 민심의 역린(逆鱗)을 건드린 상황으로 규정한 셈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불통의 리더십, 무너진 민생경제’라는 주제로 열린 박근혜 정부 2년 평가 토론회에 참석해 “민주주의는 송두리째 흔들리고 서민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진지 오래”라며 “지난 2년은 서민경제 파탄의 2년”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경제민주화·복지·사회대통합을 약속했지만, 돌아온 것은 국론분열과 서민경제 파탄”이라며 “새정치연합이 한반도 평화와 경제민주화, 복지 확대를 실현해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경제 운용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새로운 정부가 어떤 길을 갈지에 대한 나침반 없이 부자감세 등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2008년 236조원이던 10대그룹 상장사의 사내유보금이 지난해 3분기 538조원으로 2배 이상, 유보율도 같은 기간 924%에서 1734%로 각각 늘었지만, 친재벌 정책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낙수효과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 야권의 주장이다.
◆“해법은 법인세 인상 등 부자증세”
실제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취업을 포기한 ‘구직 단념자’는 49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5만5000명 증가했다. 구직 단념자는 비(非)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지난 1년 내 구직 경험이 있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해 지난 4주간 구직 활동조차 하지 않은 사람을 지칭한다.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 2년간 ‘나쁜 일자리’ 늘리기만 치중한 결과”라며 “정부는 취업자가 늘어나고 있다지만, 50~60대의 질 낮은 일자리가 취업 증가율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전 교수도 박근혜 정부의 2년간 경제기조에 대해 “경제민주화 폐기와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치는 세운다)의 회생의 기간이었다”라며 “수출을 제외한 소비와 투자 등의 수요 부진과 노령화에 따른 노동공급 감소 여파로 총공급 능력이 침체하면서 저성장·저물가 속에 침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나침반을 잃은 한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경제의 구조개혁과 경제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경제민주화를 위해선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부자 감세를 바로잡는 것, 즉 ‘법인세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또한 소득 주도의 성장 정책으로 내수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단언한 뒤 △단기적으로는 가계부채 통제 △중기적으로는 성장동력 발견 △장기적으로는 세대간 경제적 부담 균등화 등 경제기조의 새판짜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분야 발제에 나선 김 원장은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운 약속을 얼마나 지켰는지, 국민들의 요구를 얼마나 반영해줬는지 평가하면 모두 0점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 이행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대 분야 총 674개 공약 중 완전이행 249개(37%), 후퇴 이행 239개(35%), 미이행 182개(27%) 등이었다. 완전이행률이 가장 저조한 상위 5개 분야로는 △국민대통합(0%) △정치쇄신(6%) △창의산업(7%) △검찰개혁(16%) △행복한 일자리(19%)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