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각국 '통화정책=환율전쟁' 표현 부적절"

2015-02-17 12:42

이주열 한은 총재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현 기준금리 수준이 실물경기를 제약할 수준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전 세계적인 완화적 통화정책을 '환율전쟁'이라고 일컫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주열 총재는 17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동결 결정의 배경을 설명하며 이처럼 말했다.

이 총재는 "많은 나라들이 통화정책을 한층 더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이들은 침체된 경기회복세를 좀 더 높이고 디플레이션 압력을 방지하기 위해 통화완화책을 폈던 것이고 이를 각국 통화정책을 환율전쟁으로 표현하는 것은 개인적인 생각으로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만 통화완화에 따른 환율 문제로 대일(對日) 수출은 지난해 이미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대유럽연합(EU) 수출도 지난 1월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원화 대비 엔화와 유로화의 환율 변화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준금리를 2.0%로 동결한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다음은 이주열 한은 총재와의 일문일답

▲ECB를 시작으로 통화완화 정책이 벌어지고 있다. 환율전쟁이 일어났다는 해석이 있다. 환율전쟁이 어떻게 전행되며, 한국도 영향권에 들어간다고 보나. 통화완화 이후로 원화가 호주, 위안화 대비 강세다. 이에 따른 부정적 효과 및 대응방안은. 
-많은 나라들이 통화완화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 나라의 완화 조치 배경은 침체된 경기회복세 높이고 디플레 압력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결과로 환율 영향 주지만, 각국의 통화완화 정책을 환율전쟁으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원이 엔과 유로화에 큰 폭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일 수출이 이미 지난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대 EU 수출도 1월 큰폭으로 감소했다. 엔, 유로화에 대한 원화강세 유의하며 지켜보고 있다. 원·위안화는 비교적 안정돼있다.

▲세계 각국이 금리를 인하하거나 통화완화 정책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계속 동결하면 상대적으로 긴축기조로 가는것 아닌가. 여전히 완화적인가.
-각국의 상반된 정책으로 달러강세 여타통화 약세로 나타나고 있다. 달러화를 제외한 부문에서 원화가 강세를 띈다. 각국별로 상이한 여건으로 그런 정책을 펴고 있다. 완화 정책을 편 나라들은 성장세가 미약하고 물가가 마이너스 내지 제로인 나라들이다. 그에 따른 환율변화를 갖고 통화정책이 긴축적이다고 판단하는 것은 일률적이다. 현 수준이 실물경기를 저해하는 수준은 아니다.

▲IMF 연례회의 하면서 실질실효환율 얘기가 나왔다. 10월 달에 한은 2분기 필요하면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실질실효환율은 기준시점을 언제로 보느냐, 어떤 방식으로 추정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서 수준 언급할때 그런면 유의해야한다. 최근 달러가 강세였지만 여타 통화 약세 보였기 때문에 우리나라 실질실효환율은 다소 절상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일통화스와프, 연장 안하기로 한 상황에서 한은에서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가. 현재 한중 한-호주 스왑유지되고 있는데 다른 기축통화와 스왑 계획이 있나.
-한일 통화스왑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것은 안정적인 금융시장 상황과 건실한 거시경제여건을 감안한 결정이다. 외환건전성도 상당히 양호하다. 36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한일통화스왑의 연장이 경제여건면에서 보면 연장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 배경에는 역내 다자간 금융안전망이라고 할 수 있는 CMIM재원이 대폭 확충된 점도 고려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외환 어려움 겪었을때 통화스왑 체결했듯 경제 여건 어렵게 돌아간다면 적극적으로 통화스왑 체결에 나설 상황이 되겠다. 하지만 현재 여건이나 시계를 넓혀보더라도 당분간은 외환여건면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보고 있다.

▲지난해 두 차례 금리인하 이후에 가계대출, 부동산 시장 가격 거래량, 코스닥 주가, 코스피 주가, 자산시장 회복세가 가속화되는데 어떻게 보나.
-자산가격 보면, 주식시장은 현재 주가는 크게 상승하지 않고 일정수준에 머물러있다. 통화완화정책 편 나라를 보면 미국은 경기회복세 크다.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우리나라는 주가 회복세는 미흡하다. 부동산 가격은 정부의 여러가지 활성화 조치에 거래량이 늘고있다. 거래관련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가격도 큰폭은 아니지만 소폭 상승했다. 구조적 요인 고령화 등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기대는 여전히 약하다. 아직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 속단 어렵다.

▲ECB 이후 유로화 가치 떨어졌는데, ECB 통화완화가 우리경제에는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ECB 완화정책 따른 유로화 약세로 우리나라의 대 EU 수출은 가격경쟁력 측면에는 부정적 영향을 준다. 지난 1월 대 EU 수출은 큰 폭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환율영향도 있었다. ECB완화정책으로 유로 경제 살아난다면 중장기적으로 우리경제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두차례 금리인하 효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금리인하 효과가 금리와 신용경로는 작동하고 있지만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의 크기는 조심스럽다. 대외여건 불확실하고 경제주체 심리가 부진하고 구조적 요인이 과거보다 더 심화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