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유커 잡기 위해 '황금·8·김수현' 마케팅 총동원

2015-02-16 00:00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를 앞둔 15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이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유통업계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18일~24일) 기간 한국을 방문하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춘제 연휴 기간에는 무려 12만~13만명의 유커가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황금, 붉은색, 숫자 '8', 한류스타 김수현 등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모든 것을 홍보 수단으로 동원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22일까지 500달러 이상 구매한 중국인 고객 중 추첨을 통해 1명에게 순금 300g으로 만든 양 한 마리와 중국-서울간 왕복항공권, 숙박권 등을 증정한다. 

또 추첨행사를 좋아하는 중국인 고객에게 현장에서 곧바로 긁어 당첨을 확인할 수 있는 즉석 복권도 나눠준다.

상품은 ▲1등 순금 양 1마리(1돈) 888명 ▲2등 닥터팜 골드 아이세럼 888명 ▲3등 선불카드 1만원권 2015명 ▲한류스타 클리어 파일 5만8000명 ▲ 마스크팩 5만8000명 등이다. 부의 상징으로서 중국인이 좋아하는 순금, 중국인들의 행운 숫자 8, 양의 해 등의 요소가 모두 섞여 있다. 

중국인이 사랑하는 색 '빨강'을 활용한 색깔 마케팅도 활발하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13~24일 추첨을 통해 유커 8888명에게 쿠쿠밥솥·캐리어·인형·담요·마스크팩 등을 나눠주는 '홍빠오(축복하는 의미로 돈을 넣어 전달하는 붉은 봉투) 복권' 행사를 진행한다.

제일모직도 13~22일 매장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유커들에게 상품교환권을 담은 홍빠오를 증정한다.

유커들이 좋아하는 8을 가격 할인 비율로까지 내세운 경우도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28일까지 청담·강남 직영점, 롯데 본점·롯데 부산·잠실 등 주요 백화점에서 신제품 가격을 12% 할인, 가격 수준을 88%에 맞추는 '88절(折)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20만원 이상 구매하는 중국인에게는 행운의 황금 봉투 세트(3000세트 한정)도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은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한류스타 연기자 김수현씨를 내세웠다. 16일부터 중국인 고객들이 상품을 담을 수 있도록 무상으로 증정하는 대형 트롤리 쇼핑백(57ℓ)에 김수현씨의 모습을 인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유커들을 위해 문화행사를 마련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0~21일 본점 문화홀에서 태권도 등 동양무술과 애크러배틱 동작이 어우러진 넌버벌 뮤지컬 '점프'를 공연한다. 공연 티켓 600장은 명동·종로·북촌·홍대 등 200여개 제휴 호텔과 게스트하우스에 예약한 유커들에게 공짜로 제공할 예정이다. 15일에는 명동 일대에서 홍보책자와 관람권도 배포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춘제 연휴에 입국하는 중국 관광객이 작년보다 30% 정도 많을 것으로 예상돼 이들을 겨냥한 각 업체의 마케팅 싸움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경품 디자인 등에도 공을 들여 경품만 따로 살 수 있느냐는 문의가 들어올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