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가 온다"…유통업계, 춘제 특수 '두근'

2015-02-16 00:00
백화점·마트 중국인 매출 급증

서울 명동의 롯데면세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유통업계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를 앞두고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몰리면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10∼11층에 있는 롯데면세점에는 지난 주말 유커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설화수를 비롯해 중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 매장에는 춘제 특수를 겨냥한 사은품을 받으려는 중국인과 구입한 물건을 계산하려는 중국인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지나다니기 어려울 정도였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춘제 연휴에 지난해 춘제보다 중국인 매출이 150% 늘어날 것으로 보고, 중국인 대상 경품 규모를 작년보다 2배로 늘렸다. 

서울 신라면세점에서는 춘제를 일주일 가량 앞둔 지난 6∼12일 중국인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 정도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의 각층 에스컬레이터와 매장 앞에는 중국인을 위해 각종 할인·판촉행사를 안내하는 중국어 표지판이 배치됐고, 안내데스크에는 붉은색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도우미들을 배치해 중국 시내 백화점을 방불케 했다.

지난 6∼12일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의 중국인 매출(은련카드 매출 기준)은 전주보다 21%,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33.1%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춘제 특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중국인 고객이 많은 본점·잠실점·부산본점은 연휴 기간 설 당일인 19일에만 문을 닫는다. 다른 점포들은 연휴 기간 이틀 쉰다.

작년 춘제 기간 이들 세개 점포의 중국인 방문객 구매 금액은 평소보다 약 2.5배 증가했다. 백화점 측은 이번 연휴 중국인 방문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윤석 롯데백화점 여성패션부문 바이어는 "이번 주부터 스타일난다, 원더플레이스 등 중국인이 선호하는 의류 브랜드 매장에 중국인 고객이 30% 이상 늘었다"며 "본격적인 연휴로 접어드는 다음주부터 고객이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에는 성형 수술을 하려는 중국인 의료 관광객이 늘고, 젊은 나이의 중국인 자유여행객도 증가하면서 성형외과가 몰린 압구정동과 가로수길 일대를 찾는 유커도 크게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서는 지난 6∼11일 중국인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87.5%나 증가했다. 지난해 춘제 기간(1월31일부터 2월6일까지)에는 중국인 매출이 전년도 보다 165.7% 늘었다. 올해에는 중국인 매출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백화점 측은 기대하고 있다.

대형마트도 춘제 특수 기대에 가득차 있다. 

외국인 비중이 높은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는 지난 6∼12일 중국인 매출이 작년 춘제 연휴 전 같은 시점과 비교했을 때 40%나 늘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과자, 여성 위생용품, 헤어용품 등이 중국인들의 주요 구매 품목"이라며 "작년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인 매출이 전년보다 51% 늘었는데 올해 춘제에는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텔을 비롯한 숙박업소에서도 춘제를 앞두고 중국인 예약이 늘고 있다.

명동 인근 세종호텔에서는 춘제 기간(18∼23일) 중국인 예약이 작년보다 10% 증가하면서 전체의 25∼30%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춘제에 방한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12만6000명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계가 중국인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업계에 '유커'들이 매출 부진을 타개할 중요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