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영광 앞바다에 방사성 폐기물 무단 방류

2015-02-12 10:38

원자력발전소[아주경제DB]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한빛원전이 전남 영광 앞바다에 방사성 폐기물 수십톤을 무단으로 방류해 주민불안이 커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국민안전혁신특별위·광주 광산을)의원이 12일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빛원전은 지난해 10월 31일 오후 6시42분부터 9시23분까지 원전 1호기 세탁배수 탱크에 있던 다량의 액체 방사성 폐기물을 방사선 감지기가 작동하지 않은 상태로 바다에 방출했다.

세탁배수 탱크에는 방사선 관리구역 내에서 작업자가 착용하는 방호복, 양말, 장갑, 두건 등을 세탁한 물 29만여ℓ가 들어 있었다고 권 의원은 주장했다. 

한빛원전은 세탁배수 탱크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다음 '방사성 핵종'이 검출되지 않으면 24시간 이내에 세탁배수 방출밸브(HH-V030)를 열고 액체유출물감시기(HB-RE082A)를 통과시켜 방사능 오염여부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

그러나 당시 한빛원전은 방사능 농도 감시가 전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액체 방사능 폐기물이 바다로 배출한 것이다.
방류 직후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사고대응에 대한 매뉴얼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권 의원은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이 같은 사실을 영광주민 등 20명으로 구성된 민간 환경감시기구에 경위를 설명해야하지만 확인 결과 위원 1명만 참석한 가운데 이 사고와 관련한 보고회를 여는 등 졸속으로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자력 안전법에 의해 ‘액체 방사성 폐기물 무단 배출’은 원전 운영을 1년까지도 정지시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한수원은 민간 환경감시기구에 이를 정상적으로 보고하지 않고 사안을 은폐하기에 급급했다"며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법 위반 사안에 대해 정상적인 징계조치를, 한수원은 주민들에게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빛원전은 담당 직원의 실수였다며 배출 7시간 전 채취했던 시료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고 방류가 이뤄진 후 최종 확인한 결과 방사능 물질 배출은 없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