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대외투자' 거품...2만여개 기업 해외진출, 90%가 적자
2015-02-11 16:11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정부의 저우추취(走出去·해외 진출)전략과 함께 중국 기업의 대외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의 대부분이 해외진출로 오히려 적자를 보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중국 관영 인민망(人民網)은 왕원리(王文利) 중국경제무역촉진회 부회장의 말을 인용, 현재까지 약 2만여 개 중국 그룹이 대외투자에 나섰으나 그 중 90% 이상은 손해를 보고 있다면서 중국기업의 해외투자는 총체적으로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10일 보도했다.
현재 중국 기업의 대외투자는 매년 빠르게 늘고 있으나 그리스, 멕시코, 프랑스, 일부 아시아 이웃국가들에서 나타난 중국 기업의 대외투자 국면은 현재 완전히 변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8년 그리스 피레우스항 2,3호 부두에 대한 35년간 경영권을 획득한 중위안그룹(中遠集團)은 이미 334억 유로에 달하는 투자금을 모두 잃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이익 또한 보장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리스 정권 교체가 불러온 유럽연합(EU)과의 채무관계 악화 국면이 그리스에 진출한 중국 기업의 투자에도 큰 리스크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새롭게 출범한 그리스 신(新)정부는 이전 정부가 추진한 피레우스 항만사 주식의 67%를 중국 해양해운 전문업체 코스코 그룹(Cosco Group)을 포함한 해외 4개 업체에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위안 그룹과의 거래도 다시 심사해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멕시코 교통부가 중국철도건설유한회사(中國鐵建·중국철건)를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이 따낸 멕시코시티-케레타로를 연결하는 210㎞ 구간의 고속철도 건설프로젝트 수주를 취소한 사례 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설명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멕시코 연방환경보호부는 환경보호법규와 장기벌금체납을 이유로 중국자본 투자 쇼핑센터 건설 작업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과 함께 실패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면서 "많은 기업들이 빠른 수익 확보, 단기적 투자, 맹목적 고수익 산업 선호 등 해외투자에 대한 잘못된 전략성과 방향성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국가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는 사고로 소위 싼값에 싹쓸이 하는 투기성 투자가 늘고 있다"면서 "기반이 튼튼한 기업 또한 이러한 투자방식으로는 성공을 거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유럽과 러시아 등 시장으로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중국의 해외투자를 연구하는 로디움그룹(Rhodium Group)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대유럽 직접투자액(FDI)은 18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2배 늘어난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