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지난해 국세 수입이 정부 예상치보다 10조9000억원 적은 20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결손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세수는 3년 연속 '펑크'가 날 정도로 나라 살림이 빠듯했다.

특히 최근 '법인세 인상' 논란이 거센 가운데 지난해 법인세의 예산 대비 부족액이 3조3000억원에 달해 이에 대한 공방은 더 가열될 전망이다.

정부는 10일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 주재로 감사원 감사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14회계연도의 총세입부와 총세출부를 마감하고 세입·세출 실적을 확정했다.

확정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205조5000억원으로 예산 대비 10조9000억원이 부족했다. 부족액은 대규모 세수펑크를 기록했던 2013년보다도 2조4000억원이나 늘었다. 지난해 세수 결손 규모는 외환위기였던 1998년의 8조6000억원보다 큰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로써 세수는 2012년부터 3년 연속 결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세수 결손 확정치는 정부가 1월에 밝힌 잠정치 11조1000억원보다는 2000억원 줄었다.

노형욱 기재부 재정업무관리관(차관보)은 "기업 실적 하락에 따른 법인세 부진, 내수 부진과 환율 하락 등에 따른 부가가치세 및 관세 등의 저조한 실적, 저금리·주식거래 부진 등으로 인한 이자소득세와 증권거래세 부진 등으로 세수가 예산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세목별 예산 대비 부족액은 법인세 3조3000억원, 관세 1조9000억원, 부가가치세 1조4000억원, 소득세 1조1000억원, 증권거래세 등 기타 2조3000억원 등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소득세는 5조5000억원(11.5%), 소득세 중 근로소득세는 3조4000억원(15.5%), 부가세는 1조1000억원(2.0%) 등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법인세는 1조2000억원(2.7%)의 감소세를 보였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 등으로 양도소득세(8조1000억원)는 전년보다 1조4000억원, 예산보다 1조1000억원 더 걷혔고 종합부동산세(1조3000억원)도 전년(1조2000억원)과 예산(1조1000억원)보다 늘어났다.

특히 법인세는 46조원이 걷힐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 거둬들인 세금은 42조7000억원에 그친 데다 전년(43조9000억원)에 비해서도 1조2000억원(2.7%)이나 줄었기 때문에 '법인세 인상'에 대한 논란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세외수입은 93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2000억원 늘었지만, 예산에 비해서는 1000억원 부족했다.

총세출은 291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조1000억원 증가했으며 예산액(309조7000억원)과 전년도 이월액 등(7조3000억원)을 더한 예산현액 317조원 중 92.0%가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연도 이월액 8조원을 차감한 세계잉여금은 8000억원의 마이너스를 기록해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들어오는 세금이 부족한 탓에 정부가 쓰지 못한 예산현액 대비 불용규모도 17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중 일반회계 불용규모는 전년 10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0조9000억원으로 3000억원 증가했지만, 특별회계는 7조6000억원에서 6조6000억원으로 1조원 줄었다.

기금을 포함시키고 일반, 특별 등 회계 계정 간 중복된 내부 거래 등을 제거한 총지출 기준 불용은 11조3000억원(잠정)으로 전년보다 2조2000억원 줄었다.

총지출 기준 불용은 실질적인 사업비 지출의 불용액을 파악하기 위한 보조지표로 올해 처음으로 도입됐다.

정부는 올해는 세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 차관보는 "지난해 세수 결손이 발생했고 올해 경제에 하방 위험이 있지만, 유가 하락 등 긍정적 요인도 있어 4대 부문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를 차질없이 추진하면 올해 세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회예산정책처 등은 경기 부진 지속, 정부의 높은 성장률 전망치 등을 이유로 올해도 세수 결손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의 올해 세수 전망치는 221조1000억원으로 예산상의 지난해 세수 216조5000억원보다 2.1%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