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환경허가제도의 구조적 한계, 통합관리로 풀어야

2015-02-10 13:26

[사진=현준원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얼마 전 김포시에서 눈과 다리가 기형인 개구리가 발견돼 화제가 됐다. 그 원인은 주변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때문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인과관계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오염물질 등 주변 영향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형식적인 허가가 문제인 듯싶다. 환경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요인이 커 보인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형식적인 환경허가제도가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일 수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형식적인 허가로 기업들이 갖는 부담이 심각하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당초 허가가 형식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이를 보완키 위한 적발 위주의 지도점검이 지나치게 남발되는 경향 탓이다. 1년, 20여 차례만 지도점검이 이뤄진다고 가정할 때 대형 사업장은 600억여원에 이르는 비용이 발생한다는 추정치가 나온다.

이러한 지도점검의 경우 한 사업장당 연간 평균 66회에 이른다고 한다. 당초 허가가 과학적․합리적으로 이뤄졌다면 치루지 않아도 되는 비용이다. 현행 환경허가는 10일 안에 허가검토를 완료해야 하고, 한명이 연간 100여건에 가까운 허가를 검토하는 등 더욱 형식적인 검토만 가능한 현실을 만들고 있다.

한번 허가를 받으면 기술발전·시대변화와 상관없이 그 당시 허가받았던 조건 그대로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현행 환경허가제도는 1970년대 초인 40여 년 전에 도입된 방식이다. 이처럼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사업장과 오염물질의 성상, 주변 지역의 환경여건 등 복잡해지는 오늘날에는 일정한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과거 급속한 경제성장 과정에서는 매체별 획일적 허가 기준에 따른 형식적 허가 제도라고 할지라도 나름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기여하는 바가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그 기능이 적절하게 수행되고 있는지는 반문해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지난해 말 환경허가제도를 선진화하기 위해 ‘환경허가시설의 통합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법안은 현재 대기, 수질, 토양, 소음․진동 등 매체별로 배출시설허가를 받도록 하던 것을 하나로 통합해 허가 받도록 하고 있다. 허가권자가 허가 기준 적합성 여부를 검토하고 필요시 허가조건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인 대상 업종과 시행 시기는 대통령령으로 정해지지만 대상은 대기, 수질 1·2종에 해당하는 대형 사업장을 대상해 오는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허가 신청에서부터 결정까지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통합환경허가시스템을 구축하고 허가권자는 허가조건 및 허가배출기준을 5년 단위로 검토, 필요시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법안의 핵심은 경제성과 환경관리의 최적화를 조합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원료의 투입부터 오염배출의 전 과정에서 각 부문별로 적용될 수 있는 경제적이고 오염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우수한 환경관리 기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최적가용기법을 개발·보급하고 각 사업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과학적인 오염물질 배출기준이 설정되면 합리적인 맞춤형 허가가 가능하다.

90년대부터 통합환경관리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경우도 행정비용 감소와 용수, 자재, 에너지 절감 효과가 최대 50% 이상 나타난 것으로 보고됐다.

2년여간을 거쳐 만들어진 법률안이 국회에서 원만히 통과되는 등 40여년 동안 지속돼 온 불합리를 바로 잡고 기업과 국민, 정부가 모두가 만족하는 시대에 맞는 환경허가제도로 새출발 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