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붕괴···한국경제, 심장이 식어간다] 제조업 심장 울산 '심부전'

2015-02-09 16:45

컨테이너선을 바다로 띄우는 진수식 준비가 한창인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2도크 현장에서 돌연 행사가 1주일 이상 연기됐다. 배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획일된 공정계획으로 블록조립부터 탑재, 설치, 의장 공정 등 전체 일정이 몰려서 비롯됐다는 게 노조측의 설명이다. [사진=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아주경제 (울산) 김지나 기자= 우리나라 제조업의 축소판인 울산에서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3개 기둥이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

작년 유가 급락으로 조선 및 석유화학사들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나마 상황이 나은 자동차사는 직원들의 연이은 파업으로 지역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9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울산에는 총 3845개의 기업이 집중돼 있다.

자동차 업종으로 현대자동차 공장이 위치해 있고, 그 협력사인 한일이화, 한국프랜지공업, 세종공업 등이 있다.

조선 업종에선 현대중공업과 그 협력사인 세진중공업, 포스코플랜텍, 이영산업기계, 신한기계 등이 위치해있다.

석유화학단지에는 SK이노베이션 및 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 에쓰오일 공장 등이 집중돼 있다.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울산 지역의 3개 산업이 동시에 어려운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번엔 같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특히 석유화학 쪽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에 공장을 두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유가 하락 여파로 SK이노베이션이 37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액 65조8757억원, 영업손실 2241억원을 냈다.

전년 대비 매출은 0.2%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1조6306억원이나 급감했다. SK이노베이션이 연간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77년 이후 37년 만이다.

에쓰오일 역시 매출액 28조5576억원을 기록해 실적 규모가 전년 대비 8.3% 줄었고, 영업손실 258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이 위기에 직면하며 직격탄을 받고 있는 곳은 울산 지역에 위치한 현대중공업의 협력업체들이다.

현대중공업은 작년 영업손실이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전체 직원의 5%에 달하는 사무직 직원 1500여 명을 구조조정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협력사 포스코플랜텍은 작년 매출액 6234억원을 기록해 전년 보다 매출 규모가 3.3% 소폭 늘었다. 반면 영업손실인 1891억원을 기록해 적자 규모가 200% 늘었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울산 산업은 제조업에 집중돼 외부 환경에 직격탄을 받는다"면서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3년 전부터 서비스업을 키우려는 시도는 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