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 가격 급등에 휘발유값 '들썩'…1200원대 주유소 감소
2015-02-05 20:47
서울·제주·대전·대구 등 휘발유값 상승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두바이유 가격이 이번주 사흘 연속 급등하자 국내 최저가 주유소부터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
5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휘발유를 ℓ당 1200원대에 판매하는 주유소는 이틀 동안 35곳이 감소했다.
1200원대에 주유소는 지난달 11일 처음 등장하고 나서 계속 증가해 지난 2일 전국 134곳을 기록했다.
하지만 두바이유 가격이 2일(이하 현지시간) 배럴당 3.22달러, 3일 3.81달러, 4일 2.10달러 사흘 연속 급등하자 주유소들이 조금씩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1200원대 주유소는 3일 130곳으로 줄었고, 4일 오전에도 130곳이더니 이날 오후 7시 현재 99곳으로 급감했다.
전국 최저가 주유소 타이틀을 지켜온 충북 음성 상평주유소는 아직 ℓ당 1245원에 팔고 있지만 가격 인상 시기를 고민 중이다.
ℓ당 1249원으로 최저가 2위 주유소였던 대구 달서주유소는 3일과 4일 각각 20원씩 올려 1289원이 됐다.
지난주 토요일까지 휘발유 판매가 ℓ당 1317원으로 서울지역 최저가 주유소였던 개화동주유소는 현재 1346원에 팔고 있다.
휘발유를 ℓ당 1279원에 판매 중인 주유소 사장 이모씨는 "ℓ당 1200원대에 휘발유를 팔면 임대료·인건비를 안 내는 주유소 조차 거의 남는 게 없다"며 "국제 유가가 급등하니 최저가 주유소들부터 들썩이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이날 급락세로 돌아서자 주유소 사장들은 더 큰 고민에 빠졌다.
WTI는 4.60달러, 브렌트유는 3.74달러가 폭락했는데 두바이유 가격과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석유제품값도 시차에 따라 다음날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번주 들어 유가 인상분만 반영하면 다음주 국내 정유사의 휘발유 공급기준가는 ℓ당 57원 정도 오를 예정이었지만 이후 유가가 하락하면 인상폭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주유소 관계자는 "유가가 계속 오르면 당연히 소비자 가격도 따라 올리는데 다시 급락한다면 판매가 변동 시점과 폭을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국 휘발유 평균값은 지난해 11월27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불가 방침을 발표하고 나서 ℓ당 1713.5원에서 5일 현재 1409.7원으로 303.8원 내렸다.
지난달 31일(1419.1원)부터 닷새 동안 휘발유 값 하락폭은 10원도 채 되지 않아 ℓ당 1300원대 진입을 앞두고 하락세가 멈춘 상태다.
특히 이날 지역별 휘발유 평균값은 서울 0.3원, 제주 3.3원, 대구 0.8원, 광주 0.7원, 경기 0.5원이 올랐다.
서울의 휘발유 평균값은 작년 3월8일 1970.8원으로 정점을 찍고 계속 내려 지난 4일 1489.5원으로 최저점을 찍은 뒤 이날 1489.8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