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2차 공판 조양호 회장 "임직원 잘못인지 생각해 본 적 없다"

2015-01-30 16:46

▲ '땅콩 회항' 사건의 2차 공판이 열리는 30일 오후 3시 50분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증인 자격으로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했다. [사진=최수연 기자]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땅콩 회항' 사건의 2차 공판이 열리는 30일 오후 3시 50분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증인 자격으로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했다.

조양호 회장은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오성우) 심리로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열린 '땅콩회항' 사건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법정에 들어서기 전 기자들을 만나 ""대한항공을 아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법정에서 성실히 답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검은색 외투를 입고 차분한 모습으로 법원에 출석한 조양호 회장은 당초 취재진 앞에서 증인으로 출석하는 심경과 이번 사건에 대한 생각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날 조 회장은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조양호 회장은 증인으로 출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저의 도리라고 생각해서 나왔다"고 답했다.

이어 '사건의 모든 책임이 임직원 잘못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조양호 회장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짧게 소감을 말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박창진 사무장이 과연 대한항공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일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이 같은 배경에서 조양호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조양호 회장에게 박 사무장의 향후 거취에 대한 그룹 차원의 입장을 직접 심문할 것으로 보인다. 조양호 회장의 발언은 그의 맏딸인 조현아 전 부사장의 양형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조양호 회장은 평창올림픽위원회 업무 때문에 이날 출석시간을 오후 4시로 늦춰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달 5일 대한항공 KE086 일등석에서 견과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승무원과 사무장을 상대로 폭언·폭행을 하고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을 지시,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달 30일 항공보안법상 항공기 항로 변경, 항공기 안전운항 저해 폭행과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