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비리' 정옥근 전 해참총장 7억대 뇌물 혐의 체포

2015-01-29 16:33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방산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9일 오후 정옥근(63) 전 해군참모총장을 자택에서 체포했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고양지청장)은 이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자택에서 정 전 총장을 체포한 뒤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정 전 총장은 2008년 고속함 및 차기 호위함 등의 수주 편의 제공 대가로 STX조선해양, STX엔진 등으로부터 아들이 설립한 요트 회사를 통해 7억 7000만원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전날 정 전 총장의 아들(38), 윤연(67) 전 해군작전사령관(STX 고문) 등을 체포한 데 이어 정 전 총장의 신병 확보에 나서며 검찰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 전 총장이 현직에 있던 2008년 해군이 개최한 국제 관함식 행사에서 장남 정씨가 설립했던 요트앤컴퍼니는 부대 행사로 요트 대회를 진행했다. 당시 STX 측은 요트앤컴퍼니에 광고비 명목으로 7억 7000만원을 후원했다.

합수단은 이 후원액이 STX 측에서 방산물량 납품 편의를 봐줄 것을 기대하고 정 전 총장에게 건넨 뇌물일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사실상 정 전 총장에게 뇌물이 전달된 것으로 파악한 합수단은 지난 6일 정 전 총장과 전 비서실장의 자택, STX엔진과 STX조선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단서를 확보했다.

또 합수단은 강덕수 전 STX 회장(수감 중)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이후 28일 정 전 총장의 아들과 STX계열사 납품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로비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윤 전 사령관(STX 고문), 요트앤컴퍼니 관계자 등도 체포해 자금이 전달된 경위를 추궁했다.

요트앤컴퍼니는 2008년 당시 설립한 지 1년밖에 안 된 회사였고, 관함식 행사 전후로는 뚜렷한 실적도 없어 계속 7억 7000만원의 성격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 왔다.

검찰은 정 전 총장의 아들, 윤 전 사령관, 아들 정모 씨와 함께 체포됐던 요트앤컴퍼니 관계자 등에 대해서는 금명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