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VS 유승민, 짝짓기 완료…‘박심’ 보다 ‘당심’ 승패 좌우

2015-01-28 16:30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이주영(4선·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유승민(3선·대구 동구을) 의원은 28일 각각 정책위의장 후보 짝짓기를 완료,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선다. 이 의원은 수도권 3선인 홍문종(경기 의정부을) 의원을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택했고, 유 의원은 자신보다 선수에서 앞서는 4선의 원유철(경기 평택갑) 의원과 짝을 이뤄 출마한다.[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DB]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이주영(4선·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유승민(3선·대구 동구을) 의원은 28일 각각 정책위의장 후보 짝짓기를 완료,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선다.

이 의원은 수도권 3선인 홍문종(경기 의정부을) 의원을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택했고, 유 의원은 자신보다 선수에서 앞서는 4선의 원유철(경기 평택갑) 의원과 짝을 이뤄 출마한다.

이로써 이번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은 PK(이주영)와 TK(유승민)를 대표하는 중진 후보들이 각각 수도권 중진 정책통 의원들과 한패를 이루는 양자 대결이 됐다.

여권에서는 ‘신박(새로운 친박근혜계)’이 이원과 ‘원박(원조 친박근혜계)’를 자처하는 유 의원이 맞붙음에 따라,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계파 대리전 양상을 띌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연일 추락하고 있는 만큼 ‘친박’ 이미지가 되레 독이 될 것이란 관측도 만만찮다.

실제로 지난 20∼22일 갤럽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율이 30%대를 기록한 이후 26~27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29.7%를 기록해‘레임덕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30%대가 처음 붕괴되고 말았다.

이같은 지지율을 의식한 듯 두 후보 모두 박 대통령과 ‘적당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이 의원이 “나를 오리지널 친박으로 안 보는 것 아니냐. 오히려 유승민 의원이 사실 친박이라면 친박이라고 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여겨진다. 그는 전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이번 경선을) 친박 대 비박의 구도가 아니냐고 평가하는데, 저는 그렇게 (선거에) 임하고 있지를 않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유 의원은 그동안 청와대와 너무 각을 세워왔다는 이미지를 희석하려는 모습이다. 유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저는 친박이라는 말이 생길 때부터 친박이었고, 박 대통령이 퇴임하시더라도 정치적 인간적 신의를 지키는 영원한 친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당내에서는 ‘박심’으로 승부수를 띄우기 보다는 내년 총선에 누가 원내대표가 되는 것이 유리할지 따지는 의원들의 ‘당심’에 주력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박계인 한 의원은 “두 후보 모두 정책위의장까지 확정했는데, 사실 누가 될지는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친박이냐 비박이냐 구분짓기보다 실리를 따지는 의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친박계 의원도 “대통령 지지율이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원내대표 경선에 친박이나 박심을 운운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보인다”면서 “대다수 의원들은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 원내대표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 의원과 유 의원이 이날 각각 정책위의장 파트너로 수도권 중진을 선택한 것도 내년 총선 유불리를 생각해 의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PK 출신 이 의원과 TK 출신 유 의원이 수도권 중진과의 러닝메이트를 통해 당내 표심을 공략하고 내년 총선을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날 이 의원과 러닝메이트로 출마를 선언한 홍문종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나날이 낮아지며 국민은 우려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면서 “새누리당과 우리가 만든 박근혜 정부의 치어리더를 자임하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유 의원과 짝을 이룬 원유철 의원도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20대 총선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심장인 수도권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면서 “지역편중을 탈피하고 명실부상한 전국정당이 돼 모든 국민의 마음을 담아 내년 총선 승리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유 의원과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유-원 조합의 경우, 정책위의장 후보가 원내대표 후보보다 선수가 높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이로는 4살 위인 유 의원이 삼고초려 끝에 원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확정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