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아동학대…여야 “정부대책, 충분한 고민 없어” 비판

2015-01-28 15:30
문형표 장관 “최선을 다해 빠른 시일 내에 대책 마련하겠다”

 

28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내놓은 ‘아동학대 근절대책’에 대해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8일 제1차 전체회의를 열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보육시설 아동학대 관련 긴급 현안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보건복지부가 충분한 고민 없이 설익은 대책을 내놓았다’고 질책했다.

의원들은 정부에 대해 설익은 대책이 아닌 ‘장·단기별로 구체화 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하며 ‘근본적 문제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원들은 특히 △어린이집 내 CCTV 설치 의무화 △보육시설 보조교사 증원 △아동학대 발생 즉시 해당 보육시설 폐쇄 등에 필요한 재원 확보 방안 관련 문제를 제기했다.

새누리당 이명수(충남 아산) 의원은 “어린이집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대책을 내놨는데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덜 익은 대책을 자꾸 내놓지 말고 관련 부처 간 종합적인 논의 후 정부 차원의 세밀한 대책을 말하라”고 다그쳤다.

이 의원은 또 “관계 부처와 협의가 된 내용이냐”는 지적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이 나오지 않자 “관련 부처 간 종합적인 대책을 가지고 세밀한 대책을 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이 의원은 “보육 체계 전반을 모니터링 해야 하는데도 정부의 대책은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종합선물세트”라며 “대책의 우선순위와 완급을 가려달라”고 제시했다.

같은 당 이종진(대구 달성) 의원은 한 차례 아동학대 발생으로도 어린이집 폐원이 가능토록 한 ‘원스트라이크 아웃 방안’의 문제를 꼬집었다.

이 의원은 “규모가 큰 어린이집이 폐원될 경우 이를 대체할 만한 후속조치가 마련돼 있느냐”며 “(폐원된 시설의) 어린이들을 어디로 보낼 것인지 짚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 이목희(서울 금천) 의원은 보건복지부의 안일한 태도가 이번 사태와 같은 문제를 키웠다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보육정책은 저출산 고령화를 해결할 수 있는 국가적 과제”라며 “복지부 장관은 올바른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강단이 필요하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용익(비례대표) 의원은 “정부가 복지 대책을 만들면서 국민들을 싸우게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이번에는 학부모와 보육교사의 갈등 조장”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처벌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대책에는 보육교사의 근로여건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날 새정치연합 안철수(서울 노원병) 의원은 “처음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영상을 봤을 때 망치로 가슴을 세개 후려치는 듯한 고통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장관이 오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는데 너무 근시안적이고 안이하다”며 “근본적인 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복지에 대한 철학 부재”라고 질타했다.

이처럼 여야를 떠나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문 장관은 “영유아 보육을 책임지는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문 장관은 “전문가, 보육교사, 학부모 등의 의견을 경청하고 대책을 준비했다”며 “좀 더 견실한 아동학대 근절 대책을 마련하려면 관계 법령,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