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28일 오전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집무실로 출근하지 않았다. 후보 지명 이후 닷새 만에 집무실행을 고사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이 후보자가 최근 신상 관련 각종 의혹제기에 대한 기자들의 즉답을 피하기 위한 조치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무총리실 인사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는 이날 오전 9시께 이 후보자의 출근을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이 후보자가 오늘 오전에는 집무실로 오지 않는다고 연락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 아는 것은 그것뿐"이라며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오후에는 언제 나올지 등에 대해서는 연락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국무총리 후보 지명 다음 날인 지난 24일부터 오전 9시를 전후해 금감원 집무실로 출근하던 이 후보자가 오전 출근을 거른 것은 지명 후 5일 만에 처음이다.

특히 이 후보자는 차남의 병역기피 의혹 등 신상 관련 의혹이 있을 때마다 출근 중 기자들과 만나 각종 자료를 직접 펼쳐보이며 해명하거나 별도의 간담회를 통해 세세하게 반박한 것과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이 후보자는 집무실에 나오지 않은 채 모처에서 측근 및 보좌진 등과 함께 청문회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차남에게 증여한 경기도 분당의 땅이 투기 목적이란 의혹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 언론은 2000~2001년 이 후보자의 장인과 장모가 분당의 땅을 사들일 때 이 후보자가 직접 관여했다는 증언을 보도, 전날 이 후보자가 출근길 "투기 목적이라면 증여세를 다 냈겠냐"는 발언을 무색하게 했다.

이 후보자는 "해외생활을 하던 장인과 장모가 지을 전원주택의 땅을 고르는 것을 도왔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전에 제기된 투기의혹과 맞물려 의혹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때문에 이 후보자가 직접 각종 의혹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이 오히려 논란을 키운다고 판단, 기자들과 직접 대응하며 즉답하는 것을 자제하는 전략으로 바꿨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인사청문회 준비단 측은 이 후보자의 출근길 발언이 즉시 기사화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듯, 25일과 26일 이틀에 걸쳐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출퇴근 시 메시지 전달 및 질의응답은 없음" "앞으로 모든 것은 청문회에서 밝힐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