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지난해 많이 팔고 적게 벌었다(종합)

2015-01-22 16:41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차효과 등의 수익개선 활동에도 불구하고 원화강세, 신흥국 통화 약세 등의 대내외 환경 변화 때문이다.

현대차는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4년 연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및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2.2% 늘어난 89조2563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외 시장에서 신차효과로 판매가 각각 6.7%, 4.6% 증가, 총 496만1877대를 판매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22만9511대(4.8%) 더 팔았다. 금융 부문 등 기타 부문 매출 증가도 한 몫 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7조5500억원으로 전년대비 9.2% 줄었다. 원화강세, 신흥국 통화 약세 등 불리한 환율 여건과 글로벌 업체간 심화된 판매 경쟁 등이 영향을 미쳤다.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1.0%포인트 감소한 8.5%를 기록했다. 경상이익 및 당기순이익도 전년대비 각각 14.9% 감소한 9조9513억원 및 7조649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한해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제네시스와 쏘나타 등 신차효과에 힘입어 판매와 매출액이 증가한 반면, 원화 강세 등 비우호적인 환율 여건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특히 원달려 평균 환율이 전년 동기대비 3.8%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신흥국 통화 약세까지 더해지면서 환율 변동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최근 신흥국을 중심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지속되는 가운데 저성장, 저물가 기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예측은 더 어려워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차는 내수시장에서는 관세인하와 환율 효과로 경쟁력을 강화한 수입차들의 공세와 해외시장에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져 올해 판매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 글로벌 판매 목표로 총 505만대를 제시했다.

이원희 사장은 다소 보수적인 판매 기조라는 평가에 “글로벌 수요가 3.9%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1.8% 판매 증가 목표는 점유율 하락으로 보이는 게 사실”이라면서 “지난해에도 당초 발표했던 목표를 초과 달성했듯이 올해도 여러 방법을 통해서 505만대 목표를 초과 달성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과 목표달성을 위해 현대차는 올해 경영방침을 ‘투자 확대를 통한 미래 경쟁력 제고’로 제시했다. 글로벌 선도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제품 경쟁력과 고객 만족도 향상에 역량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수의 전략 차종과 친환경차를 출시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 발표한 중국 4‧5 공장 투자계획을 조기에 진행할 의지도 드러냈다.

이 사장은 “허베이성 중국 4공장은 올해 2분기 착공,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며 “충칭 중국 5공장은 올해 3분기 전에 착공해 2017년 1분기에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투자 및 일정 계획을 밝혔다.

이어 “중국 4‧5공장 예정지는 지역적으로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고 향후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 증설을 감안해 투자하고 있다”며 “늘어나는 중국 수요에 맞춰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과 선두를 놓고 경쟁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분기는 매출 23조5742억원, 영업이익 1조875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 매출 규모는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현대차 관계자는 4분기 실적에 대해 “새롭게 선보인 i20와 같은 현지 전략차 판매 호조를 앞세워 4분기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10.8% 증가했다”며 “루블화 등 신흥국 통화 약세로 효과가 반감됐지만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전사적으로 펼친 수익 개선 활동이 효과를 보여 영업이익 또한 전분기 대비 13.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