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TV, 아이폰 등 미국 IT 제품 여과없이 소개 '눈길'

2015-01-21 16:51

북한이 TV에 반지·팔찌 등 스마트폰과 연동이 가능한 여성용 명품 장신구 등 IT제품을 등장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조선중앙 TV-SBS 보도 캡쳐]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이 TV에 반지·팔찌 등 스마트폰과 연동이 가능한 여성용 명품 장신구 등 IT제품을 등장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 전 세계적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사물인터넷(IoT)은 물론, 연일 비난을 하는 미국의 애플사 아이폰을 조작하는 모습도 방송했다. 그동안 북한 주민들을 외부세계와 차단시키고 체제선전에 몰두해 왔다는 점에서 꽤 이례적이다.

조선중앙TV는 21일 '과학기술 상식, 빠른 속도로 추진되는 제품의 지능화'라는 제목의 방송에서 최근 해외에서 열린 가전제품 전시회 영상을 내보냈다.

이 방송에는 독일·미국 등 선진국 기업들이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해 선보인 다양한 IT제품들의 전시 영상이 담겼다.

북한이 주민들을 외부세계와 차단시키고 체제선전에 주로 몰두해왔다는 점에서 기술적으로 크게 앞선 선진국의 제품을 TV에 여과 없이 노출한 점은 꽤 이례적이다.

특히 이날 방송에는 북한이 각종 매체를 통해 연일 정치적 비난을 쏟아내는 미국의 제품도 상당수 등장했다.

이 방송은 미국의 대표적인 패션 브랜드 '랄프 로렌'이 작년 8월 US오픈 테니스 대회 기간 내놓은 고성능 스마트 압축 셔츠 '폴로 테크(Polo Tech)'를 꽤 긴 시간을 할애해 자세히 소개했다.

중앙TV는 "체육선수들이나 일반 사람들이 흔히 입는 운동복에 특수한 수신장치를 결합한 운동복"이라며 "경기할 때 속도와 힘의 크기에 대해서도 기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지·팔찌 등 스마트폰과 연동이 가능한 여성용 명품 장신구를 소개할 때는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을 조작하는 모습도 그대로 보여줬다.

독일의 가전업체 지멘스가 내놓은 스마트폰 연동 식기세척기·오븐에도 큰 관심을 보이며 "앞으로 원격조정이 가능한 더 많은 가정용품이 개발돼 여성들이 사회활동을 하면서 가정 일을 돌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능화된 이런 제품들은 지난 시기 상상 밖의 할 수 없었던 것들을 현실에서 보거나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해외 선진기술과 그 흐름을 주민들에게 여과 없이 소개한 것은 과학기술 개발을 강조한 김정은 체제의 자신감이 일부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들어 과학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과학자·기술자에 대한 처우 개선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북한은 2008년 말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휴대전화 사용자는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24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시민 중 일부는 아이폰, 핀란드 노키아 등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