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원전 수명연장 논란 재점화...경제적 득인가 독인가
2015-01-19 15:04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측은 노후원전의 안전성을 고려했을때 문제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국회위원들과 환경단체들은 '원전 폐로'를 주장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설계수명이 끝난 노후원전에 대한 경제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폐로과 계속운전이라는 각각의 시나리오를 고려한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19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에 대한 허가안은 내달 12일 전체회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지난 15일 자연 재해에 대한 노후 원전의 대비태세를 살펴보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 안전성 평가 결과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탓이다.
이처럼 향후 2030년까지 설계수명이 얼마 안 남은 국내 원전은 월성 1호기를 비롯해 고리 1호기·고리 2호기·고리 3호기·고리 4호기·한빛 1호기·월성 2호기· 한빛 2호기 등 12기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30년 이상 운전 중인 원전은 3기에 해당하며, 10년 내에 설계수명을 끝나는 원전은 6개에 이른다.
한수원측은 노후원전의 핵심 안전설비의 경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적용하는 기준을 충족하고, 미국의 운영허가 갱신 제도를 적용해 안전에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계속운전으로 전환할 경우 신규 원전 건설비용의 5분의 1정도로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수원은 또 통상적으로 원전 1기를 해체하는 비용이 1조원이 넘는다는 점을 가정하면, 2030년까지 12기에 달하는 원전 폐로 비용만 7조 2000억원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원전 해체 이후의 관리비용까지 더해진다면 경제적 손실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주무부처인 산업부 역시 발전비용이나 전기요금 측면에서 경제적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예컨데 월성 1호기와 고리 1호기의 하루 평균 발전량이 전체 발전설비에서 각각 3.3%, 2.8%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효율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반대를 주장하는 이들은 오래된 원전의 경우 내진설계 등 안전성 부분이 취약하고, 경제성에 있어서도 손실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실제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과 환경운동연합의 ‘월성 1호기 계속운전 경제성분석’결과에 따르면 편익을 계산하더라도 최고 2269억원, 최저 1462억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명연장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설비투자한 비용(5383억원)을 매몰비용으로 제외한 결과다. 여기에 수명연장에 들어가는 정비가 추가적으로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했을때 폐쇄절차를 밟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원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경제성에 입각한 계속 운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령 노후원전에 대한 가동 중단을 결정하더라도 이를 위한 기술력과 경제적 기반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원자력업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노후원전의 계속운전과 폐로 모두 문제의 여지가 있다"면서 "안전성을 고려는 동시에 경제성을 꼼꼼히 따져 국민들에게 덜 피해가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에서 현재 가동되는 원전 435기 가운데 204기(46.8%)는 30년 이상 운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총 100기 중 66기가 30년 이상, 28기가 40년 이상 운영 중이다. 한국은 현재 월성 1호기와 함께 고리 1·2호기가 가동 30년이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