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기 마친 안철수, 민주화 성지 ‘호남’서 정치 기지개

2015-01-18 18:43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 [사진=새정치민주연합 제공]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사퇴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8일 호남에서 정치 기지개를 켰다.

안 전 대표가 2·8 전국대의원대회(전대) 중반부로 접어든 이날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 대의원대회에 참석, 그간의 정치적 잠행을 깬 것이다. 안 전 대표가 2·8 전대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정치연합 정동영 전 상임고문의 탈당으로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소용돌이가 몰아치는 상황에서 안 전 대표의 광폭 행보가 범야권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대목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나 2·8 전대와 관련해 “국민들 관심이 좀 모아져야 하지 않겠나 하는 걱정이 든다”며 “지금이라도 전대가 변화와 혁신 경쟁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선 경쟁적 협력관계인 문재인 후보가 ‘호남 열세’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안 전 대표가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 등에 방문하자 사실상 대권 조기 경쟁에 시동을 건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1월 둘째 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권 지지도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12%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앞서 안 전 대표는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문 후보의 경제 관련 토론회에 두 차례나 방문했다. 또한 지난해 7월 재보선을 거치면서 금태섭 전 변호사 등 옛 동지들이 모두 떠나면서 ‘정치적 고립’에 처했으나, 최근 장하성 고려대 명예교수와 좌담회를 개최하는 등 정치적 행보를 가속화했다.

그러자 안 전 대표의 차기 대권 지지율도 급상승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1월 둘째 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권 지지도에서 안 전 대표는 12%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문 후보(15%)와 박원순 시장(14%)이 1∼2위를 기록했지만, 안 전 대표가 오랜만에 10%대 지지율을 돌파함에 따라 향후 정치적 파괴력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특히 대선 캐스팅보트인 서울과 40대에서 안 전 대표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드러나 대선 삼국지를 형성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 서울에선 ‘문재인(17%) > 박원순(13%) > 안철수(10%)’, 경기·인천에선 ‘문재인(18%) > 박원순(15%) > 안철수(12%)’, 40대에서는 ‘문재인(19%) > 박원순(17%) > 안철수(13%)’ 등의 흐름을 보였다.

한편 안 전 대표는 이날 전남·광주 대의원대회에 참석해 대표 시절 자신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문병호 최고위원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안 전 대표는 문병호·주승용 최고위원 후보와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러 가지 일정이 겹쳐서 못 오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시간이 맞아서 시·도당 대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문병호 후보는 안 전 대표의 방문에 대해 “정 전 고문이 탈당하면서 구심력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안 전 대표가 전남에 오신 것은 큰 의미”라고 말한 뒤 “당을 중심으로 야당이 혁신에 분발해서 정권교체 중심이 돼야 한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