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다 전 총리, 중일정상회담 비하인드 스토리 공개

2015-01-18 17:01

[지난 11월 중일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무표정이 화제가 됐다. 사진=신화사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지난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에 중국과 일본의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이 정상회담을 뒤에서 조율해 온 것으로 알려진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일본 총리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 내막을 설명했다.

후쿠다 전 총리는 지난 여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극비리에 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회담이 11월 중일정상회담의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18일 보도에서 후쿠다 전 총리는 지난 중일 정상회담에 앞서 합의한 역사문제와 동중국해 문제에 대한 공동인식 4개 항목에 대해 “그 문서로 센카쿠 열도와 역사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나, 중일 관계를 앞으로 전진시키려고 한 양 정상의 이해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후쿠다 전 총리는 “시진핑 주석도 중일관계가 이대로 가면 안된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또 중국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서두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중국의 인구는 일본의 10배에 달하고 국토도 넓다” 면서 “관계 개선이 급속히 진행될 경우 내부에서 어떠한 반발이 일어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진행하려 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지난 7월28일 시진핑 주석과 극비리에 회담한데 대해 후쿠다 전 총리는 “시진핑 주석과는 대국적인 이야기 밖에 하지 않았다”면서 “세부 사항은 회담하기 한달 전에 이미 끝난 상태였다”고 소개했다.

아베 총리가 또 다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시진핑 주석에게 전달했다는 당시 보도에 대해 후쿠다 전 총리는 “아베 총리하고는 사전에 여러 번 만났기 때문에 그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고 전제한 뒤 “나는 솔직히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전달했다고 시인했다.

또 시진핑 주석에 대해 “아베 총리는 결코 매파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시진핑 주석은 그 부분을 이해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중일 정상회담 사전 조율에서 센카쿠 열도 문제에 대해 후쿠다 전 총리는 “이 문제는 금방 해결할 수 없는데 정상회담을 열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고 시진핑 주석에게 전달했으며, “서로의 차이점을 모두 해결한 뒤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조건이 될 경우 회담은 할 수 없다”면서 “먼저 위기를 회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득해 중국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후쿠다 전 총리는 시진핑 주석에 대해 “낯을 가리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지난 중일 정상회담에 앞서 아베 총리와 악수를 했을 때 무표정이 화제가 됐지만 시진핑 주석은 처음부터 미소 짓는 사람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또 “아베 총리를 만났다고 해서 바로 미소를 보일 수 없는 내부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