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 해외 14人, 세계국가별 '정책변수'…"현지전략·위험관리를 말한다"

2015-01-18 13:41
무보 국외지사가 말하는 '2015년 상반기 지역별 수출시장' 전망
미국 경제 '쾌청'…러시아·중남미 등 신흥시장 '요주의'

2015년 상반기 해외 지역별 수출환경 전망[출처=무역보험공사]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저유가와 고용시장 호조·제조업 경쟁력 회복 등 미국경제의 회복세에 따라 올해 상반기 수출실적도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 러시아 경제의 불안정과 중남미·인도 등 신흥시장의 외환 불안요인도 상존하고 있다. 특히 환율 평가절하를 양축으로 하던 아베노믹스의 지속성과 내수 중심 성장으로의 정책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중국경제의 연착륙 등 지역별 정책변수도 한국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무역보험공사의 국외 지사장들은 우리기업들이 수출시장에서 겪을 수 있는 각종 리스크 최소화 등 세계 각 지역별 전망을 제언하고 나섰다.

18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공개한 ‘2015년 상반기지역별 수출시장 및 대금결제위험도 전망’에 따르면 14개 국외지사장들은 세계 각 지역별 정책변수를 감안한 현지화 전략 및 위험 관리를 주문했다.

먼저 수출시장 전망과 관련해서는 세계 각 지역별 거시경제 전망 및 우리기업의 수출환경에 대해 대부분 ‘양호’라고 평가했다.

그 중 북미 지역의 경우는 저유가로 인한 수입물가 하락과 전반적인 고용사정의 개선으로 소비가 회복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선진국들의 소비 회복은 우리 기업들의 수출 증가와 밀접한 관계를 지니기 때문이다.

유럽 시장 전망에서는 노동시장 개혁의 지연과 공공 부문의 부채조정을 언급하면서 본격적인 수요회복을 위한 중장기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그러나 우리 수출기업들의 각별한 주의도 요구됐다.

김석희(LA)·김종석(뉴욕) 미국 무보 지사장은 “고용시장 호조와 유가 하락으로 올해 미국경제의 성장 전망(IMF 3.5%·OECD 3.1% 예상)은 매우 밝은 편”라며 “그러나 작년 8월 내려진 한국산 유정용 강관의 반덤핑 결정 및 리쇼어링(Reshoring) 정책 등 자국 기업을 위한 보호무역주의 분위기는 한층 강화될 수 있어 우리 수출기업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장만익 파리 지사장은 “프랑스는 유로존의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저성장과 투자 감소, 높은 실업률 등으로 인한 구조 개혁이 진행 중”이라며 “전반적인 수요 부진 속에서도 농식품·화학·기계류 등의 수출 전망은 밝은 편으로 우리 수출기업들의 적극적인 진출을 통한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찬욱(북경)·류용웅(상해) 중국 지사장은 “경제성장률이 7%대 초반으로 하향되고 부동산 가격이 조정세에 접어드는 등 거시경제 지표는 둔화될 것”이라면서 “한·중 FTA체결로 수혜가 예상되는 전자 상거래와 IT서비스·문화 콘텐츠 등의 수출산업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송윤재 동경지사장의 경우는 “급속한 엔화약세로 일본 내 수입물가가 상승하면서 우리 수출 기업들의 고전이 예상되나 수산물 등 신선식품과 홍삼제품 등 프리미엄 농산물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재윤 모스크바 지사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미국 주도의경제 제재와 루블화 급락으로 외환보유고가 감소하고 물가가 치솟는 등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면서 “외환송금 제한 및 은행부문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금결제 지연 가능성에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러시아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큰 독립국가연합(CIS)지역에 대해서는 “루블화 폭락에 따른 인접국 환율이 동반하락하는 등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주도의 경제계획과 세계은행(World Bank)·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구의 지원을 바탕으로 석유화학플랜트·발전소·도로 등 인프라 부문의 중장기 수주 전망이 밝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수출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인 수출대금 결제위험도와 관련해서는 러시아·인도·중남미 등 신흥 시장에 수출대금 미결제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영수 뉴델리지사장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노동시장 개선에 나서고 보험 및 건설부문 해외직접투자(FDI)를 허용하는 등 투자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며 “건설과 SOC투자 확대에 따른 우리 기업들의 참여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돈성 상파울루지사장은 “중남미 자원의 주요 소비처인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률 둔화와 유로존의 경기회복 지연으로 연간 경제성장률은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인 2%대 초반에 머물 것”이라며 “전통적 수출 주력상품인 IT기기·섬유 등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영학 무보 사장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해외 수출현장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읽고 우리 수출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양질의 시장정보와 무역금융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기 위한 해외 현장경영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 우리 기업들이 수출 시장에서 겪을 수 있는 각종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등 수출 생태계 조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