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최저환율제 폐지]스위스프랑 가치급등으로 수출기업과 폴란드 직격탄

2015-01-16 20:31

[사진 출처: BBC 홈페이지] 스위스 최저환율제 폐지로 스위스프랑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스위스 중앙은행(SNB)이 지난 3년여 동안 유로화와 스위스프랑화의 환율을 1대 1.2로 연동했던 최저환율제를 폐지해 스위스 수출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고 스위스 언론들이 16일(현지시간) 일제히 전했다.

스위스 경제잡지 '빌랑'은 “(스위스 최저환율제 폐지로 인한 스위스프랑 가치 급등으로)유럽 지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스위스 수출기업들은 스위스 중앙은행의 이번 결정으로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경쟁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게 됐다”고 보도했다.

기계 제조, 금속, 전기 장비 등의 업체들 모임인 스위스 기계류공업협회(Swissmem)는 성명에서 “유로와 미국 달러에 대한 스위스프랑의 과도한 화폐 가치 절상으로 많은 회사가 존폐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스위스 수출의 33%를 차지했던 제약업계도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로슈·노바티스 등 스위스 제약업체들의 수출은 독일이 14%, 이탈리아가 8.3%, 프랑스가 5.3% 등 상당 부분을 유럽 국가들이 차지하고 있다.

스위스 수출의 11%를 차지하는 등 스위스의 대표적 상품으로 여겨지고 있는 시계산업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스위스 시계의 주요 수입국이었던 중국, 홍콩, 러시아 등이 부패척결과 국제유가 하락 등의 이유로 주문 물량이 감소하고 있고 스위스프랑 가치 급등으로 유럽 지역으로의 수출도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치즈나 관광업계도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스위스 최대은행인 UBS는 “스위스 수출 기업들은 스위스 중앙은행의 결정으로 거의 50억 스위스프랑(약 6조1528억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것의 영향으로 경기가 침체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앞으로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인한 민간 소비 증대 여부가 스위스 경제 성장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위스 최저환율제 폐지로 인한 스위스프랑 가치 급등은 폴란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폴란드는 스위스프랑 표시의 채권을 많이 발행해 스위스프랑 가치 급등은 폴란드가 갚아야 할 빚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폴란드 총부채의 14.6%, 가계부채의 37%가 스위스프랑 표시 부채인 것으로 추정돼 스위스프랑 가치가 30∼40% 급등하면 그만큼 빚도 늘어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