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 성장률 3.4%로 0.5%P나 낮춰…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여전

2015-01-15 15:57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고 1월 기준금리를 연 2.0%로 동결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선미·홍성환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4%로 대폭 낮췄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현 2.0%인 기준금리가 경기 회복세를 지원하는데 충분하다면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럼에도 추가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주열 총재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낮아진 것이 올해 성장률 전망에 영향을 줬다"면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과 세수 부족에 따른 정부지출 축소 영향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총재는 “4분기에 낮아진 수준이 올 한해 연간 전망치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분기별로 보면 1% 내외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며 “전망대로 흐름이 이어진다면 회복세는 지난해보다는 나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한은은 분기별로 경제전망을 새로 내놓을 때마다 2015년 성장률 전망치를 지속적으로 낮춰왔다. 지난해 4월 발표 때만 해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4.2%였으나 7월 발표에는 4.0%, 10월 3.9%로 갈수록 낮아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종전보다 0.5%포인트 내린 1.9%로 다시 잡았다. 이 역시 지난해 4월 2.8%에서 7월 2.7%, 10월 2.4%에 이어 추가 하향 조정한 것이다. 다만 한은은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기존 2.5%에서 2.6%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기준금리를 석달째 2.0%로 동결한 배경에 대해 이 총재는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점, 물가상승률 전망이 낮아졌지만 이는 공급 측 요인인 국제유가 하락에 기인한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수년간 가계부채가 소득 증가율을 웃돌았고, 가계부채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금융안정에 더 유의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현재의 기준금리가 성장세 지원에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실물경기 흐름에 비춰볼 때 부족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해 대외 경제여건이 추가로 악화되지 않는 이상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여전히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소비심리가 악화되는 등 최근 경기 개선세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한은도 이달 '통화정책방향' 자료에서 다소 어두운 시각을 보였다.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의 차이인 GDP갭에 대해 지난달만 해도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했다가 이달에는 "마이너스 상태가 상당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그동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기준금리를 인하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추가 인하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2월은 설 명절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있기 때문에 3~4월에 추가 금리인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명실 KB투자증권 연구원도 "국제유가 하락이 경제 성장에 미칠 영향이나 정부의 정책효과 등을 지켜보며 통화정책 변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