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본격 조직개편…해양-플랜트 통합·희망퇴직 실시

2015-01-14 17:06

현대중공업은 14일 플랜트사업본부와 해양사업본부를 통합한다고 밝혔다. 통합된 사업본부는 박종봉 해양사업본부 대표(좌)와 임영길 플랜트사업본부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는다.[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이 조직개편을 위한 칼을 뽑았다. 해양사업본부와 플랜트사업본부를 통합하고 대규모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본격적인 개혁작업에 나섰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주도로 대대적인 조직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해를 넘기는 등 노사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 직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해양-플랜트 사업본부 매출액 목표 총 8조3007억

14일 현대중공업은 플랜트사업본부와 해양사업본부를 통합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해양 구조물은 해양사업본부가, 육상 구조물은 플랜트사업본부가 담당해왔다.

통합된 해양-플랜트 사업본부의 연간 매출 규모는 약 8조원대로 특수선(군함)을 포함한 조선사업본부와 비슷한 규모로 커졌다. 현대중공업의 사업별 매출 규모가 조선 중심에서 조선과 플랜트의 양대 구조 위주로 재편되는 것이다. 사업 본부는 통합되지만 박종봉(해양) 대표와 임영길(플랜트) 대표는 유임돼 기존의 업무를 수행한다.

앞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도 합병을 시도하며 육상 및 해양플랜트를 통합하려는 작업에 착수한 바 있어 해양과 육상 플랜트를 결합하는 시도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통합으로 기자재 및 모듈 대량구매로 원가를 절감시키고 기술과 경험 있는 인력을 해양 분야의 설계 및 영업력 강화에 활용해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2002년 견적·설계·설치 등을 동시에 수행하는 EPC 사업을 시작한 후 외형은 성장했지만 핵심기자재·엔지니어링·인력 등 주요 부분을 외부에 의존했다”면서 “현장설치 및 시공, 시운전만 담당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고 합병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3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사업본부 인원은 3998명, 플랜트사업본부는 1782명이었다. 현재 업무를 진행하지 않는 플랜트 인원이 먼저 해양 부문으로 투입되며, 프로젝트에 투입된 인원들은 마무리 되는 데로 순차적으로 배치된다.

통합 사업본부의 올해 전체 수주액 및 매출 목표치는 각각 69억5000만 달러, 8조3007억원으로 제시됐다. 통합 이전 해양사업본부의 수주 목표치는 53억 달러, 매출 목표치는 4조9207억원이다. 플랜트사업본부의 경우 각각 16억5000만 달러, 3조3800억원이다.

◆전체 직원 5% 희망퇴직…임단협 풀지 못한 숙제

사업부 통합과 맞물려 대규모 희망퇴직도 실시된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말까지 1960년생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최종 희망퇴직 목표 인원은 1500명으로 직영업체에 근무하는 과장급 이상이 그 대상자다. 전체 직원 2만8000명 중 5%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회사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 경영을 하고 있다”면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하게 인력 감축 계획을 수립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대적 구조개혁 작업에 직원들이 호응할 지는 미지수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관계자는 희망퇴직과 관련해 “전혀 들은 바가 없고, 회사가 일방적으로 진행한 내용”이라면서 “직원들은 이미 회사에 대해 많은 불신이 쌓여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7일 2014년도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의 노사 잠정합의안이 노조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