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모터쇼] 정의선 부회장 "국내 점유율 하락 비상 사태로 인식"

2015-01-13 12:57
"현대 글로비스 지분 매각은 승계 아닌 지배구조 개편 위한 것"

[정의선]

아주경제(디트로이트·미국) 박재홍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 점유율 하락에 대한 위기감을 직접 드러냈다. 또 북미시장에서 엔저를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일본차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 부회장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 센터(Cobo Center)에서 개최된 '2015 디트로이트 모터쇼(2015 북미 국제 오토쇼·North America International Auto Show)'에 참석, 국내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정 부회장은 최근 우리나라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에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현실이다"라며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비상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작은 이야기라도 많은 이야기를 들어서 바로 시정할 수 있는 마인드를 전 임직원이 가질 수 있게 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이 바로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또 북미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지적에는 "엔저 때문에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경쟁력 있는 차가 나와야 하고 북미시장에서 신차 출시가 올해보다는 내년에 집중돼 있는 만큼 판매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특히 "내부적으로 계속 합의하고 있는 사안인데 마케팅 프로모션 등 가격적 측면에서 여러 가지 조정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조정해 판매해야 할 것"이라며 "이 기간을 잘 넘기고 내년을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북미시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제 값 받기 정책'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디트로이트 모터쇼 참석에 앞서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에 함께 참석한 것에 대해 "CES에 참석해 보니 중국 가전업체들이 잘하고 있는 것 같다"며 "IT 기술이 자동차와 융합되고 있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아무래도 자동차는 기술 발전의 속도가 늦다. 때문에 CES에서도 앞으로 자동차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기아차에 대한 악플 등 온라인 상의 부정적 여론에 대해 "기본적으로 우리가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이날 현대글로비스의 지분매각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날 언급 이후 지분매각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글로비스 지분 매각은)승계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공정거래법상 위법요인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의 보유지분 13.4%를 블록매각하려 했으나 물량이 방대하고, 일부 조건이 맞지 않아 불발됐다. 현대차는 추가 매각 시도를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